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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화려함의 끝판왕… ‘백제의 용’ 한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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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주박물관 오늘부터 특별전

무령왕릉 출토 ‘용봉황무늬 큰칼’ 등

국보 6점 포함 유물 174점 전시

옛사람들은 상상의 동물 ‘용’에게 자연을 다스리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고 믿었다. 나쁜 것을 없애고 행운을 가져다주는 영물로 받아들여진 용은 왕 같은 최고 권력자를 상징했다. 1500년 전 세상을 떠난 백제 무령왕(재위 501∼523)과 왕비의 무덤에 용 무늬로 장식된 칼이 놓인 이유다.

용을 중심으로 한 백제 문화의 다양성을 들여다보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공주박물관은 10일부터 특별전 ‘상상의 동물사전―백제의 용’을 선보인다. 올해 용의 해를 맞아 용 관련 유물 148건, 174점을 전시하는데 이 중 국보 6점과 보물 7점이 포함됐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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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선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용봉황무늬 고리자루 큰칼’(사진)을 볼 수 있다. 무령왕의 허리 부근에서 발견된 칼의 둥근 고리에는 두 마리의 용이 새겨져 있다. 칼자루 양끝에는 금판 위에 봉황무늬 등을 새긴 은판을 덧씌웠고, 그 사이에는 금실과 은실을 교대로 감아 화려함을 더했다.

무령왕비의 왼쪽 팔 부근에서 발견된 ‘무령왕비 은팔찌’ 한 쌍에는 발톱이 셋 달린 용이 생동감 있게 묘사돼 있다. 팔찌에는 ‘경자년 2월 다리라는 사람이 대부인용으로 은 230주를 들여 만들었다’는 문구가 한자로 적혀 있다. 제작 시기와 만든 이의 이름 등이 구체적으로 확인되는 삼국시대 유일의 팔찌다. 이 외에도 ‘청동자루솥’, ‘금동신발’ 등 용의 형상이 새겨진 백제 유물들을 감상할 수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전시실에 들어서면 마치 책 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을 것”이라며 “관람객의 눈높이에 맞춰 백제의 용을 새롭게 시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주요 전시품을 3차원(3D) 고화질 데이터로 재현한 영상에선 육안으로 관찰하기 어려운 용 무늬를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다. 내년 2월 9일까지.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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