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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하마스 새 지도자에 이스라엘 습격 주도한 야히아 신와르... 현상금 5억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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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습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하마스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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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10개월 동안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가 6일 새 정치 지도자(정치국 의장)로 가자지구 지도자 야히아 신와르(62)를 지명했다고 6일 텔레그램을 통해 발표했다. 전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가 지난달 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당한 지 6일 만이다.

신와르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촉발한 지난해 10월 7일의 이스라엘 습격, 이른바 ‘알아크사 홍수’ 작전의 주모자로 이스라엘이 ‘제거 1순위’에 올려놓은 인물이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 장관은 “신와르가 사살돼야 전쟁이 단축될 것”이라고 공언했고, 이스라엘군은 그를 ‘산송장(dead man walking)’이라고 부를 정도로 적개심을 표출해 왔다. 그에게 걸린 현상금은 40만달러(약 5억5000만원)다.

이런 신와르가 하마스의 대이스라엘 전쟁뿐 아니라 외교 및 대외 협상까지 총지휘하게 되면서, 양측의 휴전 가능성이 더욱 낮아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AFP는 하마스 고위 관리를 인용해 “신와르의 새 정치 지도자 선출은 이스라엘에 강력한 저항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과 벌이는 전쟁에서 ‘끝까지 굴하지 않겠다’는 신호라는 뜻이다. 신와르는 해외 거주 중인 하마스 슈라 위원회(최고 의사 결정 기구) 위원 50명에게서 만장일치 지지를 받았다. 신와르는 가자지구 지도자를 거쳐 2017년 정치국 의장이 된 하니예와 같은 길을 걷게 됐다.

가자지구 지도자의 후임은 결정되지 않았다. 하마스의 본거지인 가자지구의 지도자는 군사 및 행정, 경제, 치안 등을 모두 책임지고, 정치국 의장은 장기적 정치 전략과 내부 조정, 외교와 협상, 대외 정책 등을 총괄한다. 일부 유럽 국가에서 보이는 총리와 대통령의 역할 분담과 비슷하다. 일각에선 신와르가 당분간 가자지구 지도자도 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마스는 여러 지도자가 권력을 나눠 갖는 분권화된 조직이다. 하지만 현재 존망의 기로에 놓인 만큼, 신와르에게 힘을 몰아줌으로써 타개책을 찾아보려 한다는 것이다.

신와르는 지난해 10월 7월 이스라엘인 1200명을 살해하고 200여 명을 납치한 이스라엘 기습 작전을 설계·주도했다. 이스라엘 현지 매체에 따르면, 과거 신와르를 심문했던 한 이스라엘 조사관은 “신와르는 1000% 열성적이고 1000% 폭력적인 인물”이라고 평했다.

외신들은 신와르로 인해 미국이 적극 관여하고 있는 휴전 협상이 더욱 난항에 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도발적인 조치”라며 “미국 주도의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을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CNN도 전문가들을 인용해 “휴전 협상에 좋지 않은 소식이다. 신와르는 이란과 긴밀하기 때문에 카타르와 이집트 등 중재국이 협상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가자지구의 땅굴에 은신하며 전투를 치러온 신와르는 망명지 카타르에서 호화 생활을 해온 하니예와 협상을 바라보는 생각 자체가 다를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국제사회의 휴전 요구를 일축하고 하마스 소탕을 목표로 격퇴전을 펼쳐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내심 바라는 상황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격퇴전을 이어갈 수 있는 명분이 생길 수 있는 데다, 정치 지도자가 되면서 대외 소통이 빈번해질 신와르의 행적을 이스라엘군이 추적하기 쉬워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신와르가 하마스 최고 권력이 되면서 하니예 암살 뒤 이스라엘과 이른바 저항의 축(이란·하마스·헤즈볼라·후티) 간 전면전 위기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하마스 편에 선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 단체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 교전도 격화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이날 헤즈볼라가 주둔한 레바논 남부 나바티에와 키암 지역을 공습해 헤즈볼라 대원 6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소식통이 전했다. 헤즈볼라도 이스라엘 북부를 드론으로 공습했다.

이날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최근 이스라엘에 사살된 지휘관 추모 연설에서 “우리는 복수에 전념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이 북부에 34년에 걸쳐 지어 놓은 화학·기술·식품 공장을 한 시간이나 한 시간 반 안에 모조리 파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휴전 협상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 장관은 이날 “휴전은 절박한 상황에 처한 수많은 팔레스타인 주민을 구할 수 있다”며 “이를 추진할지 말지는 오직 신와르가 결정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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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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