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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최태원 500쪽 상고이유서 어떤 내용 담겼나…'오류 바로잡기'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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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분할 1.3조' 판결 뒤집힐까…500쪽 분량으로 항소심 판결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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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 소송 상고심을 심리하는 대법원에 약 500쪽 분량의 상고이유서를 제출했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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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 소송을 심리하는 대법원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했다. 상고이유서에는 2심 판결과 관련해 논란이 되고 있는 여러 '오류'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파악된다.

6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은 전날 오후 대법원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했다. 이는 지난 6월 항소심 재판부의 위자료 및 재산분할 판결에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한 데 이은 후속 움직임이다. 최 회장 측은 지난 5월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과 재산분할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는 항소심 판결이 나온 직후 "재판의 과정과 결론이 지나치게 편파적"이라며 상고 의사를 밝혔다.

분량이 500쪽에 달하는 만큼, 상고이유서에는 2심 판단을 정면 반박하는 내용이 상당 부분 보강돼 담긴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항소심 판결이 나온 이후 재계와 법조계 안팎에서 의문점으로 거론돼 온 사실 관계 오류 부분을 집중적으로 지적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노 관장의 부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이 최 회장의 부친 고 최종현 선대회장에게 건넸다는 '비자금 300억원'에 대해 다투고자 한다는 내용이 담겼을 가능성이 크다. 이 '비자금 300억원'은 재산분할액이 사상 최대인 1조3808억원으로 책정되는 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데, 최 회장 측은 비자금 유입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노 관장의 모친 김옥숙 여사가 남긴 '선경 300억' 쪽지 메모와 50억원짜리 약속어음 6장을 근거로 삼아 비자금이 최 선대회장에게 흘러 들어갔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비자금 조성과 유입을 놓고 사실 관계가 전혀 확정되지 않아 이를 재산분할의 근거로 볼 수 있을지 그 증거력과 관련해 지속해서 논란이 일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SK가 성장하는 유형적 기여의 근원으로 비자금을 제시했으나, 실제론 비자금이 어떻게 사용됐는지 확인할 수 없는 구체적인 물증이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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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 3월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이혼 소송 항소심 첫 변론기일에 출석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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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 측은 또 재산분할액 산정 시 범한 '숫자 오류'를 재차 문제 삼았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최 회장 측은 항소심 재판부가 그룹을 지배하는 SK㈜의 모태인 대한텔레콤(현 SK C&C)의 주당 가치 계산을 1000원이 아닌 100원으로 잘못 계산했다는 점을 발견했다. 주식 가치 산정을 잘못해 노 관장의 '내조 기여'가 극도로 과다하게 계산된 점이 오류의 핵심으로, 항소심 재판부도 최 회장 측 지적을 받아들여 판결문을 경정(정정)한 바 있다. 상고심에서 적법성 문제가 화두로 떠오를 수 있는 대목이다.

대한텔레콤 주식과 관련해 재산분할 대상으로 포함하는 게 오류는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는 내용도 상고이유서에 담겼을 것이 확실시된다. 그간 최 회장 측은 최 선대회장으로부터 받은 2억8000만원으로 대한텔레콤 주식을 매수했고, 이에 대한 증여세까지 납부했다는 점에서 현 SK㈜ 주식을 특유재산으로 봐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특유재산은 혼인 전부터 각자 소유하던 재산이나 혼인 중 상속·증여로 취득한 재산을 뜻한다. 1심 재판부는 최 회장의 SK㈜ 지분을 특유재산이라고 판단,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했으나, 항소심 재판부의 생각은 달랐다. 최 선대회장 계좌의 인출금과 최 회장의 주식 대금 결제액 사이의 동일성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이밖에 최 회장 측은 친족 증여분 등을 포함한 보유 추정 오류에 대해서도 문제 제기할 전망이다. 최 회장이 최재원 수석부회장 등 친족에게 준 지분도 공동재산으로 간주해 재산분할 대상으로 포함했다는 내용이다.

이른바 '6공 특혜설'에 대해서도 재차 반박할 예정이다. 항소심 판결 이후 최 회장 측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SK는 6공화국 기간(1987~1992년) 10대 기업 중 매출 성장률이 9위(1.8배)에 그쳤다. 이와 함께 현재 사실상 오류로 굳어진 '이동통신 사업 진출 특혜'도 반박 여지가 크다. 앞서 SK는 "노태우 정부 당시 제2이동통신 사업권을 따고도 특혜 의혹을 의식해 사업권을 반납해야만 했다"며 "추후 어렵게 이동통신 사업에 진출했는데 마치 부정한 자금으로 SK가 성장한 것처럼 곡해됐다"고 지적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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