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의 공포’로 국내 증시 폭락…역대 최대 낙폭
증권가 “침체우려 과도”…분할매수 기회 의견도
증권가 “침체우려 과도”…분할매수 기회 의견도
지난 5일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모습. [사진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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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R의 공포’(경기침체 우려)에 코스피가 이틀 연속 급락하면서 2400선대로 주저앉은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경기둔화는 맞지만, 침체로 단정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낙폭 과대주를 저가 분할매수 기회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6일 증권가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234.64포인트(8.77%) 폭락한 2441.55에 거래를 마치면서 역대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하락률로는 지난 2008년 10월 24일(-10.57%) 이후 16년 만에 최대다.
한국 증시뿐 아니라 일본 증시도 사상 최대 낙폭을 경신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4451포인트(12.4%) 급락했다.
예상보다 부진했던 7월 미국 고용과 제조업 지표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7월 미국의 신규고용은 11만4000개로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고 실업률은 약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악화한 경제 지표가 나오자 뉴욕증시 3대 지수가 급락했다.
이후 경기침체를 가늠할 수 있는 ‘삼의 법칙’이 발동됐다는 진단이 나왔다. 삼의 법칙은 미국 실업률의 최근 3개월 실업률 평균치가 지난 1년 내 최저치보다 0.5%포인트 이상 높으면 경기침체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하는 이론이다. 7월 실업률 기준 삼의 법칙 지표는 0.53%포인트인 것으로 나타나며 침체 불안이 확산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불안심리가 투매를 촉발했다며 이같은 침체 우려가 과도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정현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하단 전망치를 2320으로 조정하며 “저가 분할 매수로 접근하는 전략이 요구된다”며 “앞으로 지수 상단은 닫히겠지만, 단기적으로 과도한 낙폭 이후 빠른 반등을 나타내는 시장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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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저가 매수를 한다면 반도체나 2차전지 등 경기민감도가 큰 업종은 피하고 방산, 음식료, 통신, 은행, 보험, 헬스케어 등 지수 방어력이 높은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경기둔화는 좀 더 진행되겠으나 실업률이 보여준 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며 “경기침체를 경계는 하지만, 단정 짓기엔 아직 이르다”고 짚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도 “침체에 대한 반응이 격하다. 실제로 침체가 발생하지도 않았고 금리 인하 카드도 충분한데 너무 빠른 하락”이라며 “올해 시장에서 어느 정도 수익을 거둔 자금들이 휴식기에 들어가면서 매수 공백이 컸기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고용지표의 경우 허리케인에 따른 일시적 영향 등을 거론하며 확대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7월 고용지표 부진을 액면 그대로 모두 받아들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며 “7월 고용 조사기간 중 텍사스를 통해 상륙했던 허리케인 베릴 등 기상 악화의 일시적 영향이 상당히 작용하고 있어 이를 감안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용 급랭을 단정 짓기보다는 1~2개월 추가적인 지표 확인이 필요하다”면서 “향후 2~3개월 추가적인 지표 확인 후 고용 둔화 속도를 보다 정확히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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