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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이슈 로봇이 온다

“로봇 같은 X텐 비결 이거였네”…로봇 상대로 훈련한 韓 양궁대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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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궁사들, 현대차그룹 ‘슈팅 로봇’으로 단련


매일경제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개인 양궁 훈련용 슈팅로봇 [사진제공=대한양궁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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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양궁 종목에 걸린 5개의 금메달 중 5개를 대한민국 양궁 선수단이 모두 차지했다. 과녁의 정중앙을 명중시키는 X텐의 향연에 현지 중계진은 ‘로봇 같다’는 평을 쏟아냈다.

로봇 같은 정확성과 침착성을 발휘한 대한 궁사들이 로봇을 상대로 훈련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이목을 끌고 있다. 대한양궁협회장·아시아양궁연맹회장을 겸하는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에 ‘로봇과의 1:1 매치’를 도입하는 등 기술 지원을 쏟았다. 로봇 같은 득점에는 로봇 코치들이 있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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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개발한 개인 양궁 훈련용 슈팅로봇 [사진제공=대한양궁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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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의 슈팅 로봇은 제어 소프트웨어와 풍향 및 온습도 센서를 탑재해 바람 등 외부 환경 변수를 측정한 후 조준점을 정밀하게 보정하도록 개발됐다. 평균 9.65점의 명중률을 발휘한다. 대한 궁사들은 슈팅 로봇을 상대로 반복적인 1:1 훈련을 진행하며 실전 감각을 길렀다.

슈팅 로봇은 7월 초 진천선수촌에서 진행된 국가대표 2차 스페셜 매치에 투입돼 선수들과 대결을 진행하는 등 파리 대회 직전 선수단의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훈련 파트너가 부재한 상황에도 선수들은 실전과 같은 긴장감 속에서 개인 훈련을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로봇이 조준점 보정 과정에서 측정한 데이터는 선수들이 바람의 세기를 정량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참고 자료로 활용됐다. 외부 환경 변수로 인한 탄착군 변화량 분석에 유용한 교보재였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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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화살 품질 검증을 위해 개발한 고정밀 슈팅머신 [사진제공=대한양궁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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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은 최상품 화살을 선별하는 데에도 기여했다. 양궁 국가대표 선수단이 파리로 출국하기 전, 현대차그룹이 제작한 고정밀 슈팅머신은 선수들이 사용할 최상 품질의 화살들을 선별했다. 고정밀 슈팅머신은 30m 거리에서 화살을 쏘아 신규 화살 중 불량 화살을 솎아내고, 선수들이 균일한 품질의 최상급 화살만 사용할 수 있도록 선별하는 작업을 자동화한 장비다.

과녁에 쏘아진 화살이 일정 범위 이내에 탄착군을 형성하면 품질에 합격점을 준다. 힘, 방향, 속도 등 동일한 조건에서 테스트가 가능해 선수 컨디션, 날씨, 온도 등에 제한 없이 화살 분류가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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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선수들의 자세 교정을 위해 개발한 야외 훈련용 다중카메라 [사진제공=대한양궁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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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를 교정해주는 로봇도 있었다. 현대차그룹은 선수들이 자기 슈팅 자세를 다각도로 확인·분석할 수 있도록 훈련용 카메라 장비에 탑뷰 카메라와 야외 훈련용 다중카메라를 도입했다. 장비를 사용하는 선수의 신장에 따라 높이가 조절됨은 물론, 슈팅하는 선수의 머리 위에서 내려다본 영상과 정측면에서 바라본 영상을 분할 출력해 스스로 자세를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실제 선수의 동작과 피드백 영상 간 시간차를 0초부터 9초 전까지 설정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딜레이 시간을 5초 전으로 설정해 슈팅 훈련을 한다고 가정하면, 선수가 화살을 발사한 후 화면을 통해 5초 전 시점부터 화살을 발사한 후까지 자신의 자세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선수들의 야외 훈련까지 함께할 수 있도록 오프로드용 바퀴를 장착한 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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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지원한 비전 기반 심박수 측정 장치 [사진제공=대한양궁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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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휴대용 활 검증 장비 ▲복사냉각 모자 ▲선수 맞춤형 그립 ▲비전 기반 심박수 측정 장치 등을 파리 대회 준비 과정 및 실전에서 선수들과 코치진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현대차그룹은 파리 대회 이후 앞으로의 양궁 훈련에도 새롭게 접목될 수 있는 다양한 첨단 신기술 개발에 매진하며 한국 양궁의 지속 발전을 위해 힘쓴다는 계획이다. 과거 런던 대회,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도쿄 대회 종료 직후 곧바로 다음 대회 준비 작업에 돌입했던 것처럼 당장의 성과 그 너머를 바라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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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양궁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을 지원한 현대차그룹의 혁신 기술 [사진제공=대한양궁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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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현대차그룹은 올 하반기 완료를 목표로 인공지능(AI) 기반 영상 모션 증폭 기술을 개발 중이다. 70m 거리의 과녁을 맞추는 양궁 경기에서는 슈팅 시 장비 이상 등의 이유로 활과 부대장비에 불규칙한 진동이 발생하면 과녁상의 큰 오차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육안으로 장비의 비정상적 떨림을 정확히 잡아내고 분석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데 착안했다.

현대차그룹은 슈팅 시 활을 비롯한 여러 장비의 움직임을 고속 카메라로 촬영한 후 AI를 이용해 미세한 떨림을 포착, 장비의 성능을 점검할 수 있는 AI 기반 영상 모션 증폭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슈팅 시 활 상·하단부에 각각 발생하는 진동을 그래프로 시각화해 활 상하 날개 간 밸런스가 유지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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