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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출구 안 보이는 의대생 복귀... 수업 출석률 2.7%, 신입생은 1%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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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미 민주당 의원실 '의대생 출석 현황' 자료
올해 입학생 출석률은 가장 낮은 1.7% 그쳐
"정부 의대 비상 학사 가이드라인 실효성 없어"
한국일보

지난달 24일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 수련병원에서 의료 관계자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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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에 반발해 집단 수업거부 중인 의대생의 유급을 막고자 정부와 대학이 학사 일정을 늦추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의대생 출석률은 여전히 2.7%에 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 입학한 예과 1학년생 출석률은 전 학년 중 가장 낮은 1.7%에 불과, 이들이 진급하지 못한 채로 내년에 증원된 신입생을 받을 경우 의대 교육의 파행과 부실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국회 교육위원회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의대생 출석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기준 전국 40개 의대 재학생 1만8,217명(군 입대와 질병 사유 휴학생 제외) 가운데 수업에 출석하는 의대생은 495명(2.72%)으로 집계됐다. 대면 수업 참석자뿐 아니라 온라인 수업 출석이 확인된 학생까지 더한 수치다. 출석률 파악이 어렵다는 이유로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4개 의대는 집계에서 제외됐다.

특히 올해 의대에 입학한 예과 1학년은 출석률이 1.7%(3,191명 중 53명)로 의대생 전 학년 중 유일하게 1%대였다. 본과 3학년이 2.6%(2,986명 중 77명)로 그다음으로 출석률이 낮았다. 예과 2학년(2,996명 중 88명)과 본과 1학년(3,095명 중 90명)은 출석률이 각각 2.9%였다. 올해 의사 국가시험 응시 대상인 본과 4학년의 출석률도 3.5%(2,966명 중 104명)로 저조했다.

학교별로는 출석 학생 수가 0명인 학교가 4개교나 됐다. 이들 의대 재학 인원은 각각 159명, 256명, 281명, 347명으로 총 1,043명이다. 다른 대학 중에도 재학생 267명 중 출석생 1명, 446명 중 1명, 544명 중 2명 등 출석률이 극히 낮은 곳이 여럿이었다.

의대생 집단행동이 5개월째 지속되던 지난달 10일, 정부가 의대생 집단유급을 막고 복귀를 유도하고자 '의과대학 비상 학사 탄력 운영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지만 실효성은 미약한 셈이다. 가이드라인에는 △학기제의 학년제 전환 △성적 처리 기한 연장 △3학기제 및 계절학기 운영 등 특혜 논란을 무릅쓴 학사 일정 지연 방안이 포함됐지만, 의대생들은 복귀 명분이 없다며 계속 버티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3,000명이 넘는 현 예과 1학년생이 진급하지 못해 내년 의대 신입생 4,610명과 함께 수업을 듣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다. 정부 또한 이런 상황을 염려해 예과 1학년이 일부 과목에서 F학점을 받더라도 유급되지 않게 하는 방안을 마련했지만, 정작 이들 학년의 출석률이 가장 낮은 형편인 데다 정부는 뾰족한 타개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진 의원은 "교육부 가이드라인은 의대생이 돌아왔을 경우에 적용할 방안으로, 실제 복귀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실효성이 전혀 없는 대책"이라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대로 의대생 유급이 확정되면 2025학년도에는 현재 1학년과 내년 신입생이 함께 수업을 들어야 하는데, 의대 교육 여건으로는 수용이 불가능하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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