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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무서운 여름’ 한달 새 공포지수 100% 가까이 폭등…美대선 있는 해 3분기 뉴욕증시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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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대선 효과 기대감에도
뉴욕증시, 2020년 이후 최악장세

미국 일자리·제조업 악화 조짐 속
변동성 지수 한 달 새 93% 폭등
버핏, 대형주 팔고 또 현금 쌓아
2분기 애플이어 최근 뱅오아 매도

2000년 후 대선 열린 해 주식시장
경제환경 따라 3분기 흐름 엇갈려


매일경제

오는 5일(현지시간) 러닝메이트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진 미국 민주당 사실상 대선 주자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사진 제공=해리스 부통령 X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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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가 경기 침체 불안 탓에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최악의 하락을 경험한 가운데 ‘공포지수’로 통하는 변동성지수(VIX)가 한 달 여 만에 100%가까이 뛰었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애플 주식을 대거 매도하고 현금을 역대 최대 규모로 보유 중이라는 소식이 딸려나오면서 대형 기술주 추가 하락 변수로 작용할 지 여부에 시장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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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올해 주가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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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이하 현지시간) 버크셔는 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2분기(4~6월) 애플 보유 비중을 절반으로 줄이고 현금 보유 비중을 역대 최고치로 늘렸다고 밝혔다.

6월 말 기준 버크셔가 보유한 애플 주식은 약 842억 달러(약 115조원) 어치로 작년 말(약 1743억 달러) 대비 6개월 만에 절반으로 줄어든 셈이다.

앞서 버크셔 측은 올해 1분기에 애플 지분 약 1억1500만 주를 내다 팔아 애플 지분 가치가 1354억 달러로 줄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올해 2분기 말 버크셔 현금 보유액은 총 2769억 달러로 늘어 또다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버크셔가 대형주를 내다 팔고 현금 보유 투자 행보는 이달 중순 이후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된 것과 맞물려 투자자들의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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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버크셔는 미국 대형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주식을 지난 달 17일부터 같은 달 30일까지 총 38억 달러어치 매도했다고 이달 1일 공시하기도 했다. 해당 기간 뱅크오브아메리카 주가는 6% 넘게 떨어졌다.

통상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경우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소매 사업 비중이 높은 은행들은 순이자수익(NII)이 줄어들 수 있다.

이에 더해 경기 침체가 따르면 개인이나 영세 기업들이 대출을 갚지 못해 은행 소매 사업 부문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

통상 대선이 있는 해에는 뉴욕증시가 상승장이라는 월가 분석에도 불구하고, 최근 증시는 침체 리스크가 연달아 고개 든 탓에 공포 장세가 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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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변동성지수 VIX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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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마지막 거래일인 2일 VIX는 하루 만에 25.82% 올라 23.39 를 기록했는데 최근 한 달 간 93.47% 뛴 수준이다.

경기 침체 우려는 지난 달 24일 S&P글로벌이 미국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를 기준치 50을 밑도는 49.5로 발표한 것을 전후해 부각됐다.

S&P글로벌이 집계한 6월 미국 제조업 PMI 확정치는 51.6이었다.

당일 미국 대표주가지수 중 하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100 지수가 각각 하루 만에 2.31%, 3.65% 떨어져 올 들어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순환매에 따른 매수세가 집중됐던 중소형주 중심 러셀2000 지수도 2.13% 하락하는 등 시장 불안 심리가 급격히 확산된 가운데 VIX 도 22.55% 급등한 바 있다.

한편 같은 날 미국 재무부는 중장기물 국채 바이백을 모두 거절했다. 국채 바이백은 재무부가 20년 만에 처음으로 시장 유동성을 촉진한다는 취지로 지난 5월 말 시행에 나서 주목 받은 바 있다.

이어 이달 1일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7월 미국 제조업 PMI가 이전 달인 6월(48.5)에 비해 더 하락한 46.8로 집계됐다고 밝히고, S&P 글로벌이 같은 날 발표한 7월 제조업 PMI확정치도 49.6라고 발표하면서 뉴욕증시가 하방 압력이 한 차례 더 부각됐다.

다음 날인 2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7월 일자리 보고서도 증시를 끌어내렸다.

7월 미국 비농업 민간 고용은 전달 대비 11만4000명 늘어 증가폭이 평균 수준을 밑돌았고, 실업률은 전달(4.1%)보다 높은 4.3% 를 기록해 2021년 10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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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100 지수 올해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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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이틀간 S&P 500 지수와 나스닥100지수는 약 3%, 5% 추가 하락했다.

특히 나스닥100 지수는 2일 마감 시세 기준 연고점(7월 10일 2만675.38)대비 10% 이상 떨어진 수준을 기록하면서 기술적 조정 구간에 진입했다.

중소형주 러셀2000지수 역시 이틀간 6% 넘게 급락한 가운데 VIX 는 같은 기간 40% 가까이 뛰었다.

경기 침체 불안감이 커지자 미국판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 투자자들은 연준이 올해 금리를 세 차례 인하할 확률을 66.4% 로 잡았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한 번에 0.5%포인트 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다는 ‘빅스텝 예상’도 고개 드는 모양새다.

다만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뉴욕증시가 최악의 하락장세를 겪는 데 대해 월가에서는 전형적인 조정이 단기에 빠르게 일어나는 것일 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측은 이달 2일 보고서를 통해 1929년 이후 주식 시장 흐름을 보면 통상 일 년에 세 번 정도의 하락장이 나왔으며, 시장이 평균적으로 1년에 10% 정도의 조정을 경험하곤 했다는 점에서 최근 지수 하락이 정상적인 조정이라고 언급했다.

애덤 턴퀴스트 LPL 파이낸셜 수석 기술 전략가는 “그간 과매수 상태였던 시장이 조정 국면에 들어서면 사람들이 세상의 종말이 온 것처럼 받아들이지만 강세장 이후 조정장은 매우 정상적”이라고 진단했다.

대선 효과와 관련해 투자사 파이퍼샌들러 측은 같은 날 메모를 통해 “대선이 있는 해 S&P500 지수 연간 상승률이 7% 정도였다”면서 “대선이 있는 해라 하더라도 선거 전에는 불확실성으로 인해 증시가 하락 후 연말로 다가설 수록 반등하곤 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2일 기준 S&P 500지수는 올해 연중 13% 상승률을 기록해 이미 7% 를 훌쩍 넘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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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는 통상 매년 3분기(7~9월)가 비수기로 통한다. 거래량이 상대적으로 적고 주식시장도 약세장인 경우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2000년 이후를 보면 대선이 있는 해 3분기 S&P500 지수와 나스닥100 지수는 대선보다는 경제 상황 영향을 더 크게 받았다.

닷컴 버블 붕괴가 있던 2000년과 여파가 이어진 2004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은 미국 대선이 치뤄진 해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연도 3분기에 두 지수가 모두 하락했고 S&P500 지수보다는 나스닥 100지수 낙폭이 더 컸다.

이후 경제 상황이 나아진 2012년, 2016년, 2020년의 경우 해당 연도 3분기에 두 주가지수가 모두 상승했고, 나스닥100지수 상승폭이 더 컸다.

뉴욕증시가 들썩이는 가운데 미국 민주당 사실상 대선 주자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오는 5일 러닝 메이트(부통령 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연준은 오는 22~24일 연례 정책 행사인 ‘잭슨홀 미팅’을 연다.

월가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 자리에서 실물 경제와 금리 향방에 대해 어떤 언급을 할 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어 오는 28일 뉴욕증시 장 마감 후에는 ‘인공지능(AI) 간판 기업’ 엔비디아가 2025회계연도2분기(5~7월) 실적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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