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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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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윤관석, 입법 청탁받고 국감 때마다 관련 질의...실제 법령 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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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관석 전 의원이 사업가로부터 ‘입법 청탁’과 함께 2000만원대 뇌물을 받은 뒤 국정감사 때마다 관련 질의를 반복했고, 이후 실제 대통령령이 개정됐다고 검찰이 공소장에 적시했다.

법무부가 2일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실에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윤 전 의원은 인천 지역에서 욕실 자재업체를 운영하는 송모씨로부터 2017~2022년 수차례 법령 개정 관련 청탁을 받았다.

조선일보

윤관석 전 무소속 의원.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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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씨는 화장실의 급수·배수용 배관을 층 바닥의 콘크리트 슬래브 위에 설치하는 방식으로 배수 관련 소음을 감소시키는 ‘층상배관’ 공법을 자체 개발했다. 송씨는 국토교통부 소관 대통령령인 주택건설기준에 층상배관 공법 관련 내용이 없자 2017~2020년 윤 전 의원에게 “층상배관 공법에 관한 내용도 추가해달라”는 부탁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송씨가 회사 매출을 높이기 위해선 층상배관 공법의 상용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윤 전 의원에게 주택건설기준 개정을 청탁했다고 보고 있다.

그러자 윤 전 의원은 2017년 10월 국정감사 때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송씨로부터 전달받은 주택건설기준 개정안이 포함된 자료를 제시하면서 검토해줄 것을 요구했다. 또 2019년 10월까지 3년간 매년 주택건설기준 개정 필요성에 대한 질의를 반복했다고 한다. 2019년 2월에는 송씨로부터 전달받은 개정안을 국토교통부에 제공한 뒤, 의원실 보좌진을 통해 담당자로부터 검토 결과를 보고받기도 했다. 결국 국토교통부는 2020년 5월 주택건설기준에 층상배관 공법을 추가했다. 윤 전 의원은 그 대가로 송씨로부터 2017~2020년 총 8회에 걸쳐 골프장 이용요금 550만원을 대납받고, 4회에 걸쳐 후원금 550만원을 제공받았다.

한편 윤 전 의원은 2020년 9월 송씨로부터 수도법에 ‘절수설비에 절수등급을 표시하여야 한다’는 내용의 의무 표시제가 포함돼야 한다는 청탁을 받기도 했다. 송씨의 회사는 같은 해 양변기의 1회 물 사용량을 4리터까지 줄인 초절수형 양변기 개발에 성공했는데, 검찰은 송씨가 관련 매출 증대를 위해 이 같은 청탁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2021년 2월 송씨로부터 ‘공동발의를 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수도법 개정안 공동발의자로 참여, 관련 법안이 발의될 수 있도록 도왔다. 윤 전 의원은 이 무렵 송씨가 민주당 소속 초선 국회의원 8명에게 550만원을 제공하게 하고, 골프장 이용요금 78만원을 대납받기도 했다.

윤 전 의원은 2022년 9월에도 송씨로부터 ‘개방 화장실도 절수 설비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으로 수도법을 개정해달라’는 청탁을 받았고, 수도법 개정을 추진하는 대가로 민주당 국회의원 6명에게 후원금 300만원을 내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윤 전 의원 본인도 후원금 100만원을 전달받고, 골프장 이용 요금 143만원을 대납받았다.

검찰은 지난 6월 윤 전 의원이 송씨로부터 2270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받았다며 그를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했다.

윤 전 의원은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검찰은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윤 전 의원의 뇌물 혐의를 포착했다.

[유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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