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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대통령 정상회의 일정을 수행하다 뇌출혈로 쓰러져 투병해온 외교부 전 국장이 공무원법상 질병 휴직 기간이 만료돼 결국 ‘면직’으로 외교부를 떠나게 됐다.
외교부는 5년 넘게 질병 휴직 중이던 김은영 전 외교부 남아시아태평양국장의 면직 절차가 2일 마무리되었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 1월30일 김 전 국장의 공무상 질병휴직의 법정 최대 연장기한이 만료되어 외교부는 관계부처와 함께 여러 대안을 검토했지만 현행법상 면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가공무원법상 공무상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한 휴직 기간은 3년 이내로 하되 의학적 소견 등을 고려해 2년의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지만, 김 전 국장의 투병이 길어지면서 그 기한도 이미 지났다. 명예퇴직은 본인이 의사를 표현해 신청해야 하고, 병가를 내려면 우선 복직을 해야 하는데, 현재 김 전 국장의 상태로는 두 가지 방안 모두 불가능하다고 한다. 여전히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인 김 전 국장은 현재 의식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로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세안과 인도 등 35개국과의 외교를 담당하던 김은영 전 국장은 2018년 11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ASEAN) 정상회의 일정 수행 도중 숙소에서 쓰러진 채로 발견됐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저를 수행해 온 외교부 남아태 김은영 국장이 뇌출혈로 보이는 증세로 방 안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고 의식이 없다”며 “과로로 보인다. 매우 안타깝다”는 글을 올렸다. 김 전 국장은 현지 병원에서 긴급 치료를 받은 뒤 환자이송전용기(에어 앰뷸런스)로 국내에 이송됐고, 이후 질병 휴직을 내고 5년8개월간 치료를 받아왔다. 혼수상태에서는 깨어났지만 의사소통은 어려운 상태로 알려졌다.
김 전 국장은 1994년 외무고시 28회로 외교관 생활을 시작해, 주태국대사관 1등 서기관, 주호주대사관 참사관, 남아태국 심의관을 거쳐,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특정 권역 실무를 총괄하는 외교부의 지역국 국장을 맡았다.
김 전 국장이 면직으로 외교부를 떠나게 되면서 명예퇴직수당은 받지 못하게 되었지만, 의료비와 간병비는 일부를 지원받게 된다. 하지만 임금을 받지 못하게 되는 만큼 치료비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김 전 국장 가족에게 위로편지와 위로금을 전달했다. 그의 남편은 외교부 입부 동기로 현재 유럽 지역 대사로 근무하고 있다.
외교부 직원들도 최근 2주 동안 김 전 국장을 응원·위로하는 메시지를 전하고 치료비와 간병비 지원을 위한 부내 모금을 진행했다. 동료들이 김 전 국장에게 보낸 메시지에는 김 전 국장의 상황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고 쾌유를 기원하는 내용, 함께 근무했던 경험이나 여성 외교관으로서 후배들에게 해줬던 따뜻한 조언을 회고하는 내용 등이 많았다고 한다.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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