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탱크가 1일 이스라엘-가자 국경 근처를 달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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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히로시마시와 나가사키시가 이번 달 각각 열리는 평화행사에 이스라엘 초청 문제를 둘러싸고 정반대 결정을 내려 눈길을 끈다.
스즈키 시로 나가사키시장은 31일 현지 언론과 만나, ‘1945년 원자폭탄 투하를 기억하며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나가사키에서 열리는 올해 행사에 이스라엘을 초청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런 결정은 얼마 전 히로시마 시장이 비슷한 행사에 찬반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을 초청하겠다고 밝힌 것과 다른 결정이라고 시엔엔(CNN)이 보도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는 1945년 미군의 원자폭탄이 떨어져 많은 민간인이 숨지고 도시가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하는 큰 피해를 봤다. 이들 도시는 원폭의 참상을 널리 알리고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해마다 원폭이 떨어진 날인 8월6일(히로시마)과 8월9월(나가사키) 각각 전세계 외교사절을 초청해 대규모 평화행사를 열어왔다.
그렇지만 올해 행사의 경우 두 도시에서 모두 시민단체와 원폭피해자 단체로부터 “이스라엘이 가자를 공격해 대규모 민간인 피해를 낳고 있다”며 이스라엘 외교사절을 초청하지 말라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스즈키 시장은 히로시마와 달리 이스라엘을 초청 명단에서 뺀 이유에 대해 안전상의 문제를 들었다. 그는 “이번 결정이 정치적 고려에 따른 게 아니라 평화롭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원폭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행사를 열고 싶다는 우리의 희망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본 주재 이스라엘 대사 길라드 코헨은 나가사키시의 결정에 대해 “전세계에 잘못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며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 이스라엘 초청을 허용한 히로시마시는 2022년부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했다’는 이유로 러시아와 그 협력국 벨라루스를 원폭 평화행사에 초청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에서는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참석은 막으면서 이스라엘은 초청하는 건 이중잣대”라고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히로시마시 대변인은 “모든 나라를 초청하는 게 우리 정책이지만,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를 침략했기 때문에 예외”라며 “이중잣대가 아니다”라고 강변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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