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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암살된 하마스 하니예, 숙소에 두 달 전 설치된 폭탄에 당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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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살 직후엔 외부 미사일 정밀 타격설
이란 혁명수비대 경호 시설 보안 허점
한국일보

1일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정치국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장례식에 이란인들이 모여 있다. 일부는 하니예의 초상화를 들었다. 테헤란=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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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에서 암살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정치국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외부 미사일 공격이 아니라 숙소에 미리 설치됐던 폭탄에 당한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사건 당일 하니예가 묵은 이란 내 귀빈용 숙소에 약 두 달 전 폭발 장치가 몰래 반입돼 설치됐으며, 하니예가 방에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원격 조정으로 폭발했다고 이란 관료 2명을 포함한 중동 국가 관료 7명과 미국 관료 1명의 말을 인용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니예는 지난달 30일 열린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신임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테헤란을 찾았고 북부 교외 자파라니에 지역에 머물다가 취임식 다음 날 새벽 2시쯤 암살당했다. 자파라니에는 고급 아파트와 외국 대사관이 즐비한 부촌이다. 하니예가 잠을 잔 귀빈 숙소는 ‘네샤트’라는 이름의 복합 시설에 속한 건물로, 이란 정예군인 혁명 수비대가 경호를 맡고 있었다.

지난달 31일 사건 발생 직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됐던 암살 방법은 외부 폭격이었다. 이스라엘이 전투기나 공격용 무인기(드론)를 활용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식으로 정밀 타격을 했을 것이라는 가설이 한때 제기됐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어떻게 이란의 수도 방공망을 뚫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수반했다.

아닌 게 아니라 이번 암살은 핵심 시설 보안 허점을 파고든 작전의 결과였다. 카타르에서 하마스의 정치국을 이끌어 온 하니예는 이란 방문 때 해당 귀빈 숙소에 몇 차례 묵은 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 철저한 경비가 이뤄져야 할 시설에 폭탄이 밀반입됐다는 것은 이란 입장에서 정보 및 안보의 재앙적인 실패인 만큼 혁명수비대에 엄청난 당혹감을 안겨 줬다고 이란 당국자들이 NYT에 전했다. 아직 이란 당국은 폭탄이 언제 어떻게 숙소에 심어졌는지 파악하지 못했다고 한다.

5명의 중동 국가 관리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살인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사건 직후 이스라엘 정보 기관이 미국과 서방 국가들에 하니예 암살 작전의 세부 사항을 브리핑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전날 방송 인터뷰에서 하니예 암살 사건에 대해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고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 이스라엘 작전 묵인 개연성

한국일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정치국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지난달 31일 암살된 장소로 추정되는 이란 수도 테헤란 북부의 건물.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익명의 이란 관리로부터 제공받은 사진이라고 전했다. NYT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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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미국이 묵인했을 개연성이 있다. 이스라엘 정보 기관인 모사드의 수장 데이비드 바르니아는 지난해 10월 7일 벌어진 자국 대상 테러 배후인 하마스 지도자들을 끝까지 추적해 잡을 의무가 모사드에 있다고 올 1월 말했다. 미국은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민간인의 대규모 희생이 불가피한 군사 작전보다 요인 암살 같은 외과 수술 방식의 하마스 제거를 선호한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다만 하니예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뒤 이집트, 카타르, 미국이 중재한 휴전 협상에 참여해 온 하마스 측 책임자라는 점에서 조기 협상 타결 가능성은 일단 더 줄었다는 게 중론이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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