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09 (월)

역대급 대박 실적 쏜 '방산 빅4'…11월 美대선 연막도 뚫을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2월 폴란드와 3조5000억원 규모의 K9 자주포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K9 자주포가 강원도 철원군 문혜리사격장에서 실사격 훈련을 하는 모습. 김종호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방위산업계의 가파른 성장세가 2분기에도 이어졌다. 방산 기업 상당수가 대규모 수출 실적에 힘입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가 장기화하며 전 세계 무기 수요가 높아진 영향이다. 다만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방산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에 대해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1일 국내 방산 4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LIG넥스원·KAI)의 연결 기준 2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5949억원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평균 예상치 4106억원을 상회하고 지난해 같은 기간 4사 영업이익 합계(1944억원)의 3배가 넘는 실적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해외 수주가 2분기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분기 매출 2조7860억원, 영업이익 358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6.0% 늘었고, 영업이익은 356.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역대 분기 중 최대치다. 한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폴란드에 수출한 K9 자주포와 다연장 로켓 천무가 이번 실적을 견인했다”며 “하반기에도 지속해서 물량을 인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중앙일보

박경민 기자


앞서 실적을 공개한 다른 방산 기업들도 역대 최대 기록을 다시 썼다. 현대로템은 매출 1조945억원, 영업이익 1128억원으로 역대 분기 최대 매출과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0.9%, 67.7% 증가한 수치다. 폴란드에 수출한 K2 전차의 인도 물량이 늘어난 영향이다. LIG넥스원은 매출 6047억원, 영업이익 491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2분기 대비 각각 10.8%, 22.2% 증가했다. 레이더, 음파탐지기 등 감시정찰 분야 매출이 늘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올 2분기에 매출 8918억원, 영업이익 743억원으로 각각 지난해 동기 대비 21.6%, 785.7% 증가했다고 밝혔다. KAI 관계자는 “국내는 전술 입문훈련기 TA-50과 수리온 헬기 납품이 실적을 이끌었고, 해외는 내년부터 폴란드에 납품 예정인 경전투기 FA-50PL과 2026년 말레이시아에 납품 예정인 경전투기 FA-50M 실적이 매출로 인식됐다”고 했다.

중앙일보

현대로템은 2022년 8월 폴란드와 K2 전차 180대를 수출하는 4조5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경남 창원시 성산구 현대로템에서 열린 K2 전차 출고식 모습. 송봉근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내 방산 기업들의 상반기 실적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중동 국가를 중심으로 무기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반기에도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거란 기대감도 높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달 초 루마니아와 K9 자주포, K10 장갑차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현대로템은 폴란드와 K2 전차 잔여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방산 4사의 2분기 말 수주 잔고는 총 91조5559억원에 달한다. 기업별로 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30조3000억원, KAI 23조2591억원, 현대로템 18조9915억원, LIG넥스원 19조53억원 순이다.

11월 미국 대선은 변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현재 진행 중인 전쟁의 양상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 수출 장벽이 높아질 우려도 있다. 심순형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트럼프 당선 시 우크라이나 지원 축소로 글로벌 방산 수요의 후퇴가 불가피하다”며 “트럼프가 바이든 정부와 달리 중동 국가에도 무기를 수출한다면 미국 업체와의 경쟁이 격화돼 국내 방산 수출이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앙일보

11월 미국 대선에서 맞붙는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오른쪽) 미국 대선이 다가오면서 국내 방위 산업의 전망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반면 낙관론도 나온다.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를 강화하더라도 국내 방산 기업들은 협력을 통해 이익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지난 22일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이 모든 것을 혼자 했을 때 얻는 이익보다 우리와 함께 했을 때 얻는 이익이 더 크다고 본다”며 “함정 정비 등은 우리가 충분히 역량을 갖추고 있어 미국이 우리에게 손 내밀 만한 분야”라고 말했다.

오삼권 기자 oh.samgwon@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