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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이슈 시위와 파업

한·미 연습 기간 침묵하던 北, 닷새째 오물 풍선…저강도 대남 시위나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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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달 6일 오전 7시 2분쯤 인천시 계양구 한 아파트 인근에 북한이 날려보낸 쓰레기풍선이 내려 앉아 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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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8일 오전 쓰레기(오물) 풍선을 다시 띄우면서 이날까지 닷새 째 풍선 도발을 이어갔다. 지난 4일 이후 이날까지 날려 보낸 풍선은 최소 1130여 개로 집계됐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9시 40분쯤 "북한이 어제(7일) 저녁부터 밤 늦게까지 약 200개의 쓰레기 풍선을 띄운 것으로 식별됐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오전 9시경부터 북한은 또다시 17번째 부양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기준 서울·경기 북부 지역에서 50여 개의 낙하물이 확인됐으며 내용물은 종이류와 비닐, 플라스틱 병 등 생활 쓰레기라고 합참은 덧붙였다. 합참 관계자는 “분석 결과 안전에 위해되는 물질은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달 10일 11차 부양 이후 한 달 가까이 침묵하던 북한은 4일부터 닷새 간 낮·밤을 가리지 않고 풍선을 내려보내고 있다. 이달 4~5일 두 차례에 걸쳐 480여개의 쓰레기 풍선을 보내 서울 30여 곳과 경기 북부 70여곳에 100여개의 낙하물이 떨어졌다. 이어 5일 밤 풍선 부양을 재개한 뒤 6일 새벽까지 260여개를 보냈다. 140여개의 오물 봉지가 남측에서 발견됐다. 이어 다시 6~7일 새벽엔 190여개(100개 낙하)를 보냈다.

종합하면 북한이 닷새 동안 최소 1000개 넘는 풍선을 시간 차로 띄운 셈이다. 이 과정에서 북한군은 ‘풍선 작전’에 필수적인 풍향도 무시하는 패턴을 보여 “북측 수뇌부에게 보여주기식 도발을 하는 것 아니냐”란 해석까지 낳았다.

북한은 표면적으론 “남측 단체의 대북 전단에 대한 맞대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이달 3일에도 한 선교 단체가 북측으로 대북 전단을 날려 보냈다고 한다. 그러나 동시에 지난 달 을지자유의방패(UFS) 기간(8월 19일~29일) 남측 단체가 쌀 등을 담아 북한에 풍선을 날려 보낸 것에 대해 북한은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통상 북한이 UFS에 대응해 대남·대미 시위를 벌여왔던 걸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받아 들여졌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남측의 ‘8.15 통일 독트린’과 UFS 등에 저자세로 대응해 온 북한이 보름 만에 저강도 대남 시위에 나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북한학)는 “지난달 UFS는 물론 8.15 통일 독트린 내용도 북한이 반발할 만한 내용인데 북한은 침묵으로 일관했다”면서 “북한으로선 풍선 부양을 위한 내용물 수급 등 경제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방증일 수 있다”고 말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한국 정부의 ‘8.15 통일 독트린’에는 북한 정권이 가장 민감해 하는 '북한 주민에 대한 정보 유입'이 들어있다”면서 “북한 수뇌부로서는 통일 독트린을 직접 비판하는 것 자체가 해당 내용을 주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될 수 있어 (풍선이라는)암묵적인 시위를 택한 것일 수 있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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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의 하나로 21일 부산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민?관?군?경 통합 방호훈련이 실시됐다. 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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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남측 언론의 수해 보도를 북한 주민들 앞에서 강하게 비난하는 등 남측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유독 ‘통일 독트린’에 대해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풍선 도발의 성격상 단순히 ‘사전 제작’에 시간이 걸렸을 가능성도 있다. 대북 전단을 날려 보낸 시기와 북한이 이에 대응하는 속도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북한은 코로나19 국경 폐쇄로 인한 만성적인 물자 부족, 7월 말 수해로 인한 경제난 등에 시달리고 있다. 북한으로선 남측에 타격을 줄 정도로 다량의 쓰레기를 모으기 위해선 병사들을 상당수 동원해야 하는 만큼 시간이 걸렸을 수 있다.

한편 북한이 첫 풍선을 내려보낸 지난 5월 28일부터 8월 10일(11차 부양)까지 서울·경기도에 1억 52만 8000원의 재산 피해가 난 것으로 집계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와 경기도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은 7987만 5000원, 경기도는 2065만 3000원의 재산 피해 신고가 있었다. 같은 기간 인명 피해로 신고된 건은 없었다.

총 신고 건수는 51건으로 서울 13건, 경기도 38건이었다. 피해 금액이 가장 컸던 신고 사례는 5월 29일 서울 영등포구 물류센터에 주차한 차량에 오물 풍선이 떨어져 지붕이 파손된 건(1571만 9000원)이었다. 6월 10일 서울 종로구의 한 주택 지붕이 파손돼 1485만원의 재산 피해가 났고, 오물 풍선에 부착된 기폭장치(타이머)로 인해 발생한 화재로 차량의 앞바퀴와 운전석이 피해를 입는 사례(121만 4000원)도 있었다.



한·미, 핵협의그룹 첫 정부 간 모의연습 실시



한편 지난 5·6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첫 한·미 핵협의그룹(NCG) 정부 간 모의연습(TTS)이 실시됐다고 국방부가 7일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미 국가안보‧국방‧군사‧외교‧정보당국 관계관들이 참여한 이번 TTS를 통해 한반도에서 잠재적인 핵 위기 발생시 핵 억제·핵 기획과 관련한 양국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을 연습했다”면서 “한·미는 정례적인 TTX, TTS 등을 활용해 한반도의 핵 억제 적용을 위한 연합 연습과 훈련을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한·미 군 당국은 지난달 UFS 연합 연습에 앞서 군사적 북핵 대응에 초점을 맞춘 도상연습(TTX) ‘아이언 메이스’를 실시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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