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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항상 불똥은 우리한테 튀나”...중국 HBM 목줄 조이는 미국에 삼성·SK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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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출처=연합뉴스]


미국의 대(對)중국 압박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중국 기업에 대한 반도체 추가 통제 조치가 내달 말 공개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내 반도체업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향후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이르면 다음달 말에 공개할 것으로 알려진 대중국 반도체 추가 통제 조치에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중국 기업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만약 해당 제재가 현실화할 경우 미국 기업의 자산(IP)을 활용해 반도체를 설계 및 제조하는 기업은 HBM3와 HBM3E를 비롯해 HBM2 이상의 최첨단 AI 메모리칩·이들 반도체를 만들기 위한 장비를 중국 기업에 판매할 수 없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와 같은 미국의 설계 소프트웨어·장비를 이용하고 있어 제재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블룸버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최종 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라면서 이같은 내용을 전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첨단 반도체 분야에서 여러 대중 수출 통제 조치를 시행 중이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최근 AI 기술이 중국의 군사력을 강화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며 “중국이 첨단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모든 조치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우리는) 필요한 만큼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의 HBM 수출 규제가 시행되더라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 매출에는 당장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기업의 HBM은 큰손 엔비디아를 포함해 대부분 미국의 대형 팹리스(반도체 설계기업)로 수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결국 국내 반도체 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세계 HBM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이들 기업 입장에서는 전체 시장 규모를 늘려야 향후 수익이나 영업이익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또 가뜩이나 최근 반도체 업황이 상승 국면에 접어든 상황 속에서 이같은 미중 리스크는 심리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중국의 자체적인 HBM 개발 움직임은 우리 기업에도 부정적이다.

현재 중국은 미중 무역갈등 이후 HBM의 자급자족을 위해 노력 중이다. 중국 최대 D램 업체인 창신메모리(CXMT)가 HBM 생산 라인을 구축하는 등 이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들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쏟고 있다. 지난 5월 중국 국무원은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 3기 펀드’를 설립했다. 펀드 규모는 3400억위안(약 65조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 기금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는 물론 HBM과 AI 반도체에도 집중 투자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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