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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깊고 맛있는 천일염, 짠맛은 빛과 땀과 ‘기다림’이 만든다[금주의 B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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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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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우리에게 선사하는 혜택 중의 하나가 소금이다. 여러 가지 소금이 있지만 미네랄 함량이 많은 천일염은 인기가 높다. 천일염은 바닷물을 모은 뒤 햇빛과 바람의 작용으로 수분을 증발시켜 만든다. 그래서 시간이 오래 걸린다. 햇빛이 강한 여름은 소금 채취에 알맞은 계절이다. 염전 사진을 찍기에도 제격이다.

지난 주말 수도권에 남아 있는 염전 한 곳을 찾았다. 경기 화성시 매화리의 공생염전이다. 쨍쨍한 햇볕 덕분에 염전 구석구석 소금이 영글었을 거라 기대했다. 하지만 웬걸, 도착한 염전은 고요하기만 했다. 바둑판처럼 생긴 염전의 경계에 나무 밀대와 노란 수레만 반듯하게 놓여 있었다.

한참 때인데 무슨 일이 있는 걸까.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염부 한 분을 만났다. 새까만 얼굴의 그는 장마철에는 작업하지 않는다고 알려주었다. 애써 모아놓은 소금이 비를 맞으면 녹아버리기 때문이란다. 염부에게는 장마철이 무급휴가인 셈이었다. 휴가를 마다할 사람이 없겠지만 일손을 놓고 있는 그의 속은 까맣게 타고 있을 것 같았다. 돌아오는 길, 라디오에서 전국의 장마가 끝났다는 뉴스가 흘러나왔다.

사진·글 정지윤 선임기자 colo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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