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키우는 서울시 공무원 ‘주 1회 재택근무’ 의무화…8세 이하 자녀 대상

서울시청사 모습. 서울시 제공

8세 이하 자녀를 키우는 서울시 공무원은 다음 달부터 일주일에 하루씩 의무적으로 집에서 근무하게 된다. 신혼 기간과 자녀 수 등 전세자금 융자 지원 대상을 늘려 주거비 부담도 낮춘다.

서울시는 육아 친화적 조직문화를 위해 이처럼 제도 개선에 나선다고 31일 밝혔다. 최근 서울시가 아이를 키우는 공무원 1500여명을 설문한 결과 통근 시간이 오래 걸리는 탓에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면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나왔다.

조사를 보면 출퇴근에 왕복 1~2시간 걸리는 비중이 48.6%로 절반 가까이였고, 2~3시간 소요되는 경우도 34.3%나 됐다. 이에 통근 시간만 줄여도 자녀 등하교 등(46.6%)을 할 수 있어 ‘재택근무 의무화’를 원한다고 답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설문에서 대다수(89.6%)는 재택근무가 일과 육아 병행에 도움이 된다는 측면에서 의무화에 찬성했다”며 “이미 시행 중인 육아시간도 눈치 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육아시간 사용률이 높은 부서를 분기 별로 표창하고, 부서장 대상 인식개선 교육을 주기적으로 할 방침이다. 지방공무원 복무 규정에는 8세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공무원은 1일 2시간의 육아시간(특별휴가)을 36개월간 사용할 수 있다.

또 내년부터는 4급 이상 공무원의 목표 달성도 평가에 ‘아이 키우는 직원의 재택·유연 근무 사용실적’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근 전국 지자체에서는 육아 공무원의 돌봄 시간을 늘리려는 취지로 이 같은 주 4일 출근·근무는 확대되는 추세다.

충남도는 지난달부터 2세 이하(생후 35개월까지) 자녀가 있는 공무원의 재택근무 의무화를 도입했다. 또 해당 직원이 하루 2시간씩, 4일간 추가 근무를 하면 다른 하루를 쉴 수 있게 했다.

경기도는 임신기 직원부터 10세 이하(초등학교 4학년) 아이가 있는 경우, 제주도는 미취학 아동을 키우는 경우 해당 공무원은 주 1회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 제주도는 전 직원 대상 주 4.5일 근무제도 시범 도입해 월~목요일 8시간 근무 외 추가로 4시간을 근무하면, 금요일은 오후 1시에 퇴근할 수 있게 한다.

서울시는 육아휴직이 끝난 후 조직에 빠르게 적응해 업무역량을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도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 10일 육아휴직 복직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주요 사업 설명과 건강 관련 교육을 한 데 이어 8월 중에는 육아·일 병행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조직 내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는 심리 안정 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다.

서울의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는 지원도 강화한다. 지난 2월부터 공무원 전세자금 융자지원의 신혼부부 기준을 결혼 5년 이내 7년 이내로, 다자녀는 아이 3명 이상에서 2명 이상으로 완화했다. 내년에는 신혼·다자녀 직원 대상 전세자금 융자 한도를 확대한다.

이동률 서울시 행정국장은 “저출생 문제 해결의 중요한 실마리인 일·육아 양립을 위해 아이 키우기 좋은 일터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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