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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실비실한 독일, 살아나는 남유럽···ECB 통화정책 ‘진퇴양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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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경제 2분기 0.1% ↓···경기 비관론 고조

경제력 차이에 ECB “통화정책으로 분열 우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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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국가들 사이에서 경제 지표와 관련해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유로존을 실질적으로 이끌어가며 대륙 내 우등생으로 불리던 독일의 경제가 최근 지지부진한 반면 2010년대 재정위기로 큰 어려움을 겪던 남유럽 국가들의 경제는 최근 회복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금리 결정을 앞두고 유럽중앙은행(ECB)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29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경제 대국 독일의 사정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회원국 간 경제 사정 차이로 인해 ECB가 금리 결정과 관련해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독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분기 대비)은 2022년 2분기부터 0% 안팎에서 오르내리고 있으며,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0.5%로 떨어졌다. 올해 1분기에는 0.2%로 반등했으나 뚜렷한 경기 회복 신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실제 올해 2분기 GDP도 전 분기에 비해 0.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0.1% 감소했다.

독일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산 에너지 공급이 막혔고 주요 수출시장인 중국의 경제가 부진하면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력인 자동차 산업 역시 전기차 전환에 직면한 상태다.

경기 비관론도 늘어나고 있다. 경기선행지표인 ifo 기업환경지수의 경우 올해 1월 이후 반등하다가 5월부터 다시 3개월 연속 떨어지는 추세다. ifo연구소는 “향후 경기에 대한 기업들 비관론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최근 몇 달간 회복세를 보이던 서비스 부문 지표도 다시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2010년대 유럽 재정위기 큰 어려움을 겪었던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 남유럽 국가 다수는 경제 ‘우등생’으로 평가된다. 관광 산업 호조, 수년간에 걸친 경제 자정작용 및 그에 따른 불확실성 제거 등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ECB는 2022년 7월 이후 1년 11개월 만인 지난달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이후 공개된 통화정책이사회 의사록 요약본에 따르면 일부 위원은 회의 직전 나온 경제지표 등을 바탕으로 임금 상승과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며 금리 동결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20개 개별 회원국을 위한 통화정책을 설정하는 것은 가장 좋은 시기에도 어렵다”면서 “현재와 같이 경제적 차이가 큰 경우 이는 분열로 가는 길이 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ECB가 오랫동안 독일에 유리한 통화정책을 펴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면서도 “지난 2년간 징벌적이었던 금리를 낮추는 데 대해 남유럽 국가들이 강하게 반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CB 당국자들이 독일 경제를 구하려는 시도를 우선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9월 회의 때까지 나올 모든 지표를 근거로 다음 조치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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