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공습... 헤즈볼라 지휘부 겨냥 '보복'

헤즈볼라의 '축구장 폭격' 사흘 만

30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남부 외곽 지역에 있는 건물이 이스라엘 공격을 받아 파괴된 가운데, 한 남성이 건물 잔해 위에 올라가 있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이 레바논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 군 지휘부를 겨냥한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루트=AP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30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공습했다. 지난 27일 이스라엘 점령지인 골란고원 마즈달샴스의 축구장 폭격을 주도한 배후로 지목된 레바논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 지도부를 겨냥한 보복 공격이다. 12명의 어린이·청소년을 숨지게 한 축구장 폭격에 대해 반드시 복수하겠다던 이스라엘이 실제로 사흘 만에 보복을 감행하면서 중동 내 확전 우려도 급격히 커지게 됐다.

이스라엘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하레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이날 오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공습을 가했다"고 밝혔다. AFP통신은 헤즈볼라 관계자를 인용해 베이루트 남부 지역에 있는 건물 등이 공격을 받았으며, 2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베이루트 공습이 알려진 직후 "헤즈볼라는 레드라인을 넘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며 이번 공격이 헤즈볼라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이뤄졌음을 확인했다.

이스라엘 언론들은 IDF의 표적에 대해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의 군사 고문'이었다고 전했다. '무흐신 슈크르' 또는 '푸아드 슈크르'로 불리는 인물이다.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공습으로 슈크르가 사망했는지를 두고는 현지 언론들 보도가 엇갈리는 상황이다. 슈크르는 1983년 베이루트에 주둔하던 미군 해병대 막사에서 일어난 폭탄 테러의 주축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테러로 인해 미군 241명이 사망했다고 TOI는 전했다.

표적 공격 결과와는 별개로, 국제사회는 확전 방지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지닌 헤니스-플라샤르트 유엔 레바논 특별조정관이 추가 전쟁을 막기 위해 레바논 및 이스라엘과 회담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bshi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