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공수처는 전날 수사3부(부장검사 박석일)가 태 전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피고발 사건에 관해 불기소 처분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연간 기부한도액 초과 기부 혐의가 의심되는 기초의원 A씨에 대해서는 수사권이 있는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태영호 전 국민의힘 국회의원.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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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 처장은 지방선거가 치러진 2022년 1∼12월 자신의 지역구였던 서울 강남구갑 내 기초의원 후보자 5명에게서 후보자 추천 대가 명목으로 '쪼개기 후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먼저 공수처는 후보자 추천 대가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언론제보자조차 후원 내역을 제보했을 뿐 그 후원이 공천의 대가라고 제보한 사실이 없으며 공천의 대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진술했고, 의혹이 제기된 기초의원 5명 모두 공천과는 무관하게 피의자의 의정활동을 응원하고 같은 지역구 정치인으로서 동참하자는 차원에서 후원한 것이며, 자신의 가족·지인도 같은 마음으로 자발적으로 후원한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또 공수처는 "그 밖에 피의자가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을 뿐만 아니라, 후원 일자가 2022년 6·1 동시지방선거와 상당한 간격을 두고 분산돼 있고 공천일 이후에도 후원이 이뤄진 점, 각 후원금 총액이 200만원 내지 600만원으로 소액에 불과한 점 등에 비춰 볼 때 위 후원금이 공천의 대가라고 인정하기 어려우며, 여기에 언론제보자 및 보좌진과 참고인들의 진술을 종합해 보면, 의혹이 제기된 기초의원들의 후원금이 공천의 대가로 수수된 불법한 자금이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피의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불귀소 처분의 이유를 밝혔다.
공수처는 기부한도액 초과와 관련된 태 전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의혹이 제기된 기초의원 5명 중 3명은 본인 및 가족과 지인 명의의 후원금을 합산하더라도 연간 기부한도액을 초과하지 않으므로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범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나머지 2명은 본인 및 가족·지인 명의 후원금을 합산할 경우 연간 총액이 1인 기부한도액을 소액 초과하기는 하나, 후원금을 관리했던 비서관은 연말에 후원금 영수증 발급을 위한 연락 과정에서 후원한 가족과 지인의 인적사항과 금액을 알게 됐고 사람 별로 후원금을 관리하지 않아서 사람 별 총액이 기부한도액을 초과하는지 여부는 피의자도 알지 못했을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태 전 의원을 후원한 기초의원들 역시 자신의 가족과 지인은 각자 자발적으로 후원한 것이고 이른바 '쪼개기 후원'을 한 것이 아니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자금법위반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태 전 의원이 후원인과 공모하거나 후원인으로부터 후원금이 기부한도액을 초과한다는 사실, 가족과 지인 명의로 분산 후원한다는 사실을 듣고서 사전에 이를 알거나 승낙한 사실이 인정돼야 하는데 그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것이 공수처의 결론이다.
공수처는 "본건 수사결과, 위 기초의원 2명은 가족·지인 명의 후원금을 합산하더라도 연간 후원금 기부한도액을 초과하는 금액이 100만원, 80만원에 불과한 점에 비춰 볼 때, 그 외 달리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 한 피의자가 기초의원들과 공모했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며, 더욱이 위 기초의원들을 포함한 참고인들의 진술을 종합해 보면, 피의자가 위 기초의원들과 공모하거나 이들로부터 기부한도액을 초과하는 후원이란 사실을 듣고서 사전에 이를 알거나 승낙하고 초과 후원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피의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공수처는 기초의원 A씨의 경우 가족·지인 명의를 이용해 기부한도액을 초과해 후원금을 기부한 혐의가 의심돼, 명의자인 A씨의 가족·지인에 대한 조사 등 추가적인 수사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기초의원은 공수처법상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아니어서 공수처는 관련 지침에 따라 대검에 A씨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태 전 의원의 '쪼개개 후원금' 의혹은 지난해 5월 언론 보도를 통해 불거졌다. 이후 한 시민단체는 태 전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고, 공수처는 수사에 착수했다.
태 전 의원은 해당 언론 보도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후원금 모금에 단 하나의 오점이 없이 당당하다"라며 "뒷거래 공천 의혹까지 너무 황당해 말이 나오지 않는다"며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 3일 태 전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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