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사장에서 돗자리 깔고 잤어요"…11일째 열대야 강릉 풍경

열대야 피해 백사장에서 잤어요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30일 오전 강원 강릉시 경포해수욕장 백사장에 열대야를 피해 바닷가로 나와 돗자리를 깔고 잠을 자는 사람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2024.7.30 yoo21@yna.co.kr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열대야를 피해 바닷가로 나와 시원한 바닷바람과 파도 소리를 자장가 삼아 백사장에서 잤어요."

30일 오전 5시 30분 강릉시 경포해수욕장 백사장.

이미 해가 떠올랐지만, 백사장 곳곳에 얇은 돗자리를 깔고 누워 잠을 자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혼자서 혹은 부부, 또는 놀러 온 관광객으로 보이는 3∼4명이 돗자리 위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꿀잠을 자는 모습이었다.

새벽 운동 나온 사람들이나 백사장 청소하는 사람들의 움직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잠든 모습이다.

돗자리에 누워 잠을 자거나 모래사장에 누워 있던 2∼3팀의 외국인들도 보였다.

한 주민은 베개까지 들고나와 잠을 자다가 햇볕이 뜨거워지자 일어나 집으로 향하기도 했다.

50대의 이 주민은 "열흘 넘게 무더위와 열대야가 계속되면서 며칠 전부터 밤마다 쉽게 잠들지 못해 바닷가로 나오고 있다"며 "돗자리 하나면 열대야를 견디며 잠을 자는 데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열대야 11일째, 강릉 경포해변 새벽 풍경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30일 오전 강원 강릉시 경포해수욕장 백사장에 열대야를 피해 바닷가로 나와 돗자리를 깔고 잠을 자는 사람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2024.7.30 yoo21@yna.co.kr

밤까지 계속되는 찜통더위에 잠을 이루지 못한 시민과 피서객들이 답답한 방을 벗어나 에어컨이 아닌 시원한 자연 바람이 부는 해변 등을 찾아 더위를 식히는 일이 일상처럼 이어지고 있다.

강릉 주민들은 열대야가 계속 이어지자 남대천과 바다가 만나는 솔바람다리나 해발 832ｍ의 대관령 정상으로 향하기도 한다.

열대야를 견디는 나름의 고육지책이다.

30일 강릉을 비롯한 강원 동해안 밤사이 기온이 27∼30도 등 모두 열대야로 연일 잠 못 드는 밤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7시 기준 최저기온은 속초 30도를 비롯해 삼척 29.4도, 강릉 29도, 동해 28.8도, 양양 28.6도, 고성 간성 27.1도 등을 기록했다.

특히 강릉은 지난 19일부터 11일 연속, 속초와 삼척은 10일째 열대야가 계속 이어졌다.

열대야는 전날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25도 이상 기온이 유지되는 현상이다.

술에 취해 잠든 게 아닙니다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30일 오전 강원 강릉시 경포해수욕장 백사장에 열대야를 피해 바닷가로 나와 돗자리를 깔고 잠을 자는 사람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2024.7.30 yoo21@yna.co.kr

yoo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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