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레바논 체류 자국민에 "시간 있을 때 출국" 권고
레바논의 베이루트 라피크 하리리 국제공항 |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이스라엘이 골란고원 축구장 공습과 관련, 헤즈볼라에 대한 보복에 나서면서 29일(현지시간) 레바논으로 향하는 항공편이 속속 취소됐다.
로이터,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는 계열사인 스위스국제항공, 유로윙스, 루프트한자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로 오가는 5개 노선 운항을 중단했다.
루프트한자 관계자는 "현재 중동 상황을 고려해 8월 5일까지 서비스를 중단할 것"이라고 AFP에 설명했다.
에어프랑스와 그 자회사 트랜스아비아도 일단 30일까지 프랑스 내 공항과 베이루트를 잇는 여객기를 운항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항공편 추적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터키항공, 선익스프레스, 에이제트, 에디오피아항공, 중동항공 등도 베이루트행 항공편을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열요르단항공도 29일과 30일 베이루트를 왕복하는 정기 항공편을 중단했다.
독일은 전운이 짙어지자 레바논에 체류 중인 자국인을 향해 출국을 권고했다.
제바스티안 피셔 독일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레바논에 있는 독일인의 상황을 우려한다"며 "아직 시간이 있을 때 레바논을 떠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독일 외무부는 작년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 전쟁이 발발한 직후 레바논에 여행 경보를 발령했다. 독일은 현지에 자국인 약 1천300명이 있다고 추정한다.
레바논의 유일한 공항인 베이루트 라피크 하리리 국제공항은 2006년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 벌인 전쟁을 비롯해 레바논 안팎에서 무력 분쟁이 생길 때마다 군사적 목표물이 됐다.
이 공항은 베이루트 중심가에서 6.3㎞밖에 떨어지지 않아 공항이 공습 표적이 되는 것은 사실상 수도가 폭격당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지난달 23일엔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익명의 내부고발자를 인용해 헤즈볼라가 이 공항에 각종 미사일과 폭발물 등 이란산 무기를 대거 보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보도 내용 중엔 이번 축구장 공습 현장에서 이스라엘이 파편을 발견했다는 팔라크 로켓도 보관 무기 목록에 포함됐다.
지난 27일 이스라엘이 점령 중인 북부 레바논 접경지 골란고원의 한 축구장에 로켓이 떨어져 어린이 12명이 죽고 수십명이 다쳤다.
이스라엘은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공격 주체로 지목하고 대응에 나섰으며 베이루트 폭격을 포함해 전면적인 보복 작전에 나서는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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