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내각 "'축구장 폭격' 대응 총리가 결정하라'
헤즈볼라 공격 가능성에 이스라엘행 항공기 결항
미국·유엔 "테러리스트 공격 반대...확전 피해야"
28일 이스라엘 북부 점령지 골란고원의 마즈달샴스 마을에서 열린 장례식에서 추모객들이 전날 축구장 로켓 공격으로 사망한 12명의 어린이와 청소년 희생자의 관을 들고 있다. 마즈달샴스에는 이슬람 시아파 분파인 드루즈파를 믿는 시리아계 주민과 이스라엘 정착민이 주로 거주한다. 마즈달샴스=AP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어린이와 청소년 12명이 희생된 이스라엘 북부 점령지 골란고원 '축구장 폭격' 이후 배후로 꼽히는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에 대한 이스라엘의 전면 공격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폭격하는 방안까지 고려하면서 국제사회가 중동 확전을 막기 위해 긴급하게 움직이고 있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안보 내각이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등에게 '골란고원 공습' 관련 대응 방식·시기를 결정하도록 하는 권한을 부여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법은 안보 내각이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군사 작전을 승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스라엘, 레바논 수도 타격까지 논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방미 중인 26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미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팜비치=AP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스라엘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타격하는 방안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다. 미국 온라인매체 액시오스는 안보 내각 회의에서 이스라엘이 보복 공격으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타격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지금까지 취해진 어떤 조치보다 훨씬 더 강력한 대응을 원하면서도 전면전은 피하고 싶어 한다고 액시오스는 덧붙였다. 거의 10개월 동안 남부에서 가자지구 전쟁을 치러온 이스라엘로서는 북부 전선 확대가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중동 지역에 전운이 감돌면서 레바논으로 향하는 항공편도 무더기 결항됐다.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가 오는 30일까지 '만일에 대비하기 위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오가는 5개 노선을 중단한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민간 항로 추적업체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터키항공, 튀르키예 저가항공사(LCC) 선익스프레스, 그리스 에게항공, 에티오피아항공 등도 이날 베이루트 착륙 예정이던 항공편을 취소했다.
중동 지역 확전하나... 국제사회 예의주시
국제사회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면전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미일 외교·국방 장관(2+2) 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도쿄에서 "자국민을 테러리스트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이스라엘의 권리를 지지한다"면서도 "이번 충돌이 악화하거나 확산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더 이상의 사태 확대를 피하기 위해 모든 당사국이 최대한의 자제력을 발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27일 이스라엘 점령지인 레바논·시리아 접경지대 골란고원에 위치한 마즈달샴스의 한 축구장 폭격으로 12명이 숨지고, 약 20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상자 대부분은 청소년과 어린이였다. 이스라엘과 미국은 헤즈볼라를 배후로 지목했다. 헤즈볼라는 배후설을 부인했으나, 이스라엘군은 '축구장 폭격' 발생 후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헤즈볼라 측에 보복 공격을 퍼부었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