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내 반미·반이스라엘 무장정파…하마스 지지하며 무력공세
헤즈볼라 대원들 |
(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 12명의 아동과 청소년이 희생된 골란고원 축구장 공격으로 이스라엘과 전면전 위기를 조성한 헤즈볼라는 레바논의 이슬람 시아파 무장 정파다.
1982년 레바논 전쟁 당시 남부를 점령한 이스라엘에 대항하기 위해 현지 강경파 성직자들에 의해 창설됐지만, 이슬람 혁명 이후 이란이 도입한 정교일치 체제를 차용했고 '알라(신)의 당'이라는 명칭 자체도 이슬람 혁명 지도자인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가 골라준 것으로 전해진다.
헤즈볼라는 최고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 사무총장이 이끄는 준군사 조직인 '성전 위원회'와 정당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다.
창설 초기 이란 혁명수비대원 1천500명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헤즈볼라는 1990년까지 이어진 레바논의 장기 내전이 끝난 뒤에도 대이스라엘 저항을 이유로 무장을 해제하지 않았다.
그 덕분에 지금은 레바논 정부군을 능가하는 병력과 화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는데, 두바이에 본부를 둔 걸프연구소는 헤즈볼라가 1천명의 정규 대원과 6천∼1만명의 자원병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추정했다.
이란 반관영 뉴스 통신사인 파르스는 헤즈볼라 대원이 6만5천명에 이른다고 보도한 바 있다.
나스랄라 사무총장은 지난 2021년 10월 연설에서 훈련받은 병력이 10만 명 이상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헤즈볼라는 2006년 이스라엘과 전쟁을 치르기도 했다.
이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사실상의 전쟁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스라엘-레바논 국경인 '블루라인'을 사이에 두고 종종 로켓 공격과 공습을 주고받아 왔다.
헤즈볼라 최고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의 TV 연설 |
대외적으로는 이란을 중심으로 시리아 정부군,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 예멘의 후티 반군 등과 함께 이스라엘 및 미국에 저항하는 자칭 '저항의 축'의 일원임을 강조해왔다.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가자 전쟁이 터진 지 하루 만에 하마스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표명하며 이스라엘에 대한 무력 공세를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란의 지속적인 무기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의 무기 체계는 하마스에 비해 월등한 것으로 평가받지만, 미국의 지원 속에 최첨단 자산을 갖춘 이스라엘 수준에는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헤즈볼라는 지난해 5월 서방 기자들을 모아 놓고 공개 훈련을 진행하는 등 힘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레바논에서 헤즈볼라가 군사력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은 바로 정치적 영향력이다.
레바논 시아파 무슬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헤즈볼라는 남부와 베이루트, 북동부 등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레바논 의회(전체 의석 128석)에서 14석의 의석을 보유하고 있다.
헤즈볼라가 참여하는 친(親)시리아, 반(反)시오니즘 성향의 정치연대인 '저항과 개발 블록'(일명 3월8일 동맹)은 과반에 육박하는 61석의 의석을 확보하고 있으며 24명의 정부 각료 중 16명이 이 정치 블록 소속이다. 사실상 집권세력에 가까운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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