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7 (일)

이슈 끊이지 않는 학교 폭력

의사들 “정부 정책 잘못, 전공의 수련 정부 지원 필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26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의료계 협의체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가 연 ‘대한민국 의료 사활을 건 제1차 전국의사 대토론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과 영국 등처럼 한국도 전공의 수련교육을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 의사들이 토론회를 위해 하루 진료를 쉬었지만, 의료 현장에서 별다른 혼란이 벌어지지는 않았다.

범의료계 협의체인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는 26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의협) 회관에서 ‘대한민국 의료 사활을 건 제1차 전국의사 대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날 대토론회에선 ‘한국 의료, 젊은 의사 그리고 미래’와 ‘한국 의료의 모순과 새로운 거버넌스’ 등을 주제로 토론이 이뤄졌다.

토론회에 참석한 의사들은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들에서는 정부가 전공의 수련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원한다며 한국도 전공의 수련교육을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용범 대한의학회 수련교육 이사는 “전공의 수련교육 국가 책임제가 필요하다”며 “전공의 급여과 교육훈련비, 지도전문의 교육비를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4년 기준 미국 정부는 전공의 수련교육에 지도전문의 인건비와 전공의 급여, 수당 등을 포함한 직접 지원으로 연간 3조∼4조원을 투입한다. 민간 보험사가 전공의 교육에 쓰는 7조원을 합하면 국가와 민간보험사가 전공의 수련에 연간 10조원을 지원하는 것이다. 영국 정부 역시 전공의 수련에 매년 2조∼3조원의 예산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창민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도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수련비용”이라며 “미국에서는 필수과에 150억달러를 쓰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결국 지원이 안 될 것이 뻔하니까 전공의들이 수련을 제대로 받을 수 없다고 판단해 현장을 떠난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또 젊은의사 수련제도 및 인원을 담당하는 수련환경평가위원회의 구조 개편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평위에 전공의들이 반은 들어가야 한다. 아니면 전공의가 추천한 인사가 반 이상은 들어가야 전공의 의견이 반영된다”며 “그러나 정부는 지금 한 술 더 떠서 자기들이 추천한 인원을 더 넣겠다고, 전공의를 좌지우지 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수평위는 자문기구지 실행기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의료계는 이날도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이날 격려사에서 “정부가 잘못된 의료정책 강행을 고집하는 오만과 아집을 보이고 있다”며 “이에 절대 승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임정혁 올특위 위원장도 “지난 2월 정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한 2000명 의대증원과 필수의료패키지로 인한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해 우리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학교와 수련병원을 떠난 지 벌써 반년 가까이 흘렀다”며 “그 긴 시간동안 윤석열 정부가 대한민국 의료를 살리기 위해 대체 무엇을 했냐”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 현장에는 의대 교수들을 포함한 다양한 직역의 의사들을 비롯해 언론계, 과학계, 컨설팅계 등 사회 각 분야 패널들이 참석했다. 의협은 이날 현장에 100명 정도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참여 인원은 이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의사들은 현장에 30명가량이 참석했고, 의사와 기자 등을 포함한 온라인 참석자는 400∼500명 정도 수준이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사직 전공의는 발표 도중 울먹이기도 했다. ‘의사 해외진출 활성화 방안’라는 주제로 발표를 한 오건룡 의협 자문위원은 “이 자리에서 젊은 의사들의 해외 진출방안을 논의하게 된 것은 정부를 협박하려고도,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려고도 아니다”면서 “의사를 악마화하는 일부 언론과 기본권조차도 보장받지 못하는 절망한 전공의들에게, 그리고 우리를 귀중한 자원으로 보는 기성세대에게 우리는 자유의지를 가진 인간이고 자신의 행복을 위해 선택할 권리가 있음을, 그리고 이를 박탈당하지 않기 위해서 조용히 항의하고 있음을 말씀드리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올특위는 이날 대토론회를 마지막으로 운영을 잠정 중단한다. 의협은 올특위 중단을 선언하며 전공의들의 의견을 더욱 청취하고 향후 방향성을 재고한다는 계획이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5·18 성폭력 아카이브’ 16명의 증언을 모두 확인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