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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쭉쭉 빠지는데 2배 거는 야수의 심장”…개미들 6천억 ‘뭉칫돈’ 몰린 레버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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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등 2~3배 수익 노리고
2배 추종 ETF에 6천억 투자
美기술주 레버리지도 뭉칫돈
조정장 지속땐 손실 커 유의


매일경제

레버리지 투자자. [그림=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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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스피 지수가 한주간 2% 이상 빠지는 하락장에서도 개미들은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종목이나 지수의 일간수익률을 양의 배수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종목은 최근 같은 하락장에서는 반대로 손실이 배가 되는 초위험 상품이다.

최근의 조정장세가 당분간 계속될 경우 손실이 커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투자에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26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최근 한주간 ETF시장에서 개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KODEX 레버리지와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로 집계됐다.

각각 코스피 200과 코스닥150지수의 하루 움직임을 양의 2배로 따라가는 두 종목의 개인순매수 규모는 이 기간 각각 3951억원, 2050억원에 달한다.

에프앤가이드 2차전지 산업지수의 일간변동률을 2배 추종하는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에도 같은 기간 233억원의 순매수가 몰렸다.

개인들이 순매입한 위 레버리지 3종목 규모는 총 6234억원으로, 같은 기간 개미 순매수 상위 1~10위 종목 전체 매입액(8138억원)의 76.6%에 달한다.

평소에도 개인들은 한국 증시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이들 레버리지 종목을 꾸준히 매입해 왔다. 하지만 최근같이 증시가 급락한 상황에서도 이 같은 쏠림 현상이 심화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실제 최근 한주간 코스피와 코스닥은 전세계를 강타한 미국발 기술주 폭락 여파로 각각 2.27%, 3.76%씩 빠졌다.

2차전지도 마찬가지다. 전기차에 부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당선 가능성이 높아진데다 테슬라의 어닝쇼크라는 겹악재에 국내 2차전지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5일 장중 역대 최저가인 31만3000원까지 내려갔다.

이런 상황에서 레버리지를 택한 개미들은 지금이 관련 종목을 저가에 사들일 기회라고 보고 뭉칫돈을 쏟아부은 것으로 분석된다.

레버리지 종목 자체가 변동성이 심한 시장에서 단타를 통해 수익을 얻는데 유리한 만큼, 이에 베팅하려는 개미들도 많이 몰렸다.

저가 ‘줍줍’에 나선 개미들의 영향으로 레버리지 ETF를 포함한 국내 전체 주식형펀드 설정액도 하락장을 맞아 급증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주간 국내주식형 펀드 전체 설정액은 9771억원 늘었다. 이는 최근 1달간 설정액 증가분(1조626억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개미들의 레버리지 사랑은 미국증시 투자에서도 두드러졌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9~25일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매입한 해외주식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3배 불 ETF’로 나타났다.

이 기간 국내 투자자들은 이 ETF를 4억5782만 달러(약 6337억원) 순매수했다.

테슬라의 하루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X ETF’와 엔비디아의 하루 수익률을 2배로 따라가는 ‘그래닛셰어즈 2.0X 롱엔비디아 데일리 ETF’ 순매수액도 각각 5270만달러(약 729억원), 4998만달러(약 691억원)에 달했다.

개미들은 나스닥 일 수익률의 3배 레버리지 종목인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도 4674만달러(약 647억원)를 순매입했다.

이 기간 서학개미의 순매수 톱(Top) 1~4위 해외주식을 모두 기술주 중심의 레버리지 ETF가 차지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레버리지 종목의 경우 시장이 횡보하거나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손실규모가 불어나는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제 개인들이 많이 순매수한 국내 레버리지 ETF 3종의 최근 1주일 수익률은 최저 -8%대로 극히 저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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