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하이브 주식, 취득 사실 숨기려고 원아시아파트너스 동원"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을 받는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지난22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엔터 경영권 인수 당시 경쟁자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하이브의 공개매수가(12만 원)보다 높게 설정·고정해 시세를 조종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2024.7.22/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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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25일 카카오 창업주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의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조종 혐의와 관련, 구속영장 청구서에 단 하루 동안의 시세조종 혐의만 적시한 것과 관련, "구속영장 청구할때 엄격하게 판단해서 직접 증거가 명백해서 이론 여지가 없는걸로 범죄사실을 하는게 맞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나머지 부분도 수사를 해서 실체를 밝히는 중이며 혐의 규정에 실패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16, 17일과 28, 29일 시세조정 과정에 모두 관여한 피의자"라고 못박았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배재현 전 카카오 공동체투자총괄대표를 구속 기소하면서 카카오가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SM엔터 주식을 매집한 날로 지난해 2월 16일과 17일, 27일, 28일 등 4일을 특정했다. 하지만 검찰은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에 김 위원장이 지난해 2월 28일 카카오그룹 계열사를 통해 1300억 원 상당의 SM 주식을 매입하는 데 공모했다고만 적시했다.
검찰 관계자는 "(김 위원장과 배 대표 등의) 공모관계에 대한 물적 증거와 인적 증거를 충분히 확보한 상태"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김 위원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 때) 법 이론과 판례 등에 따라 카카오가 단순한 장내매수가 아니라 시세조종을 택한 것이라고 증거를 통해 설명했다"며 "실제로 고가 매수 주문과 물량소진 주문 등 전형적인 시세 조종 양태도 확인됐다"고 했다.
검찰은 "카카오는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저지하려는 목적을 숨기기 위해 대항 매수를 하지 않는 한편 취득 사실을 숨기려고 원아시아파트너스도 동원했다"며 "장내 매집을 통해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실패하도록 하는 방법은 SM엔터 주가를 12만원으로 고정하는 방법이 유일했다"고 했다.
법원이 대기업 총수에 대한 영장 발부 사유로 도주 우려를 적시한 것이 이례적이라는 일부 지적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중한 처벌을 받으면 도망할 우려 있다"며 "이상하게 볼 부분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추가 공범 가능성에 대해서는 "수사를 받고 있는 사람들은 있다"며 "구체적으로 설명해줄 수는 없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카카오엔터의 SM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경영권 인수를 방해하고자 SM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설정해 고정할 목적으로 시세를 조종해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혐의로 지난 23일 새벽 구속됐다. 검찰은 24일에 이어 25일에도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된 김 위원장을 소환해 조사를 이어갔다.
정세진 기자 sej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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