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자료요청에 답하고 있다. 2024.07.25. kkssmm99@newsis.com /사진=고승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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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둘째 날에도 법인카드 부정 사용과 MBC 노조 감찰 여부 등을 놓고 여야와 이 후보자 간의 신경전이 계속됐다. 이틀 연속 정책 검증보다 정쟁에 집중된 모습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지난 24일 오전 10시 시작된 인사청문회는 날을 넘어 이날 새벽 1시까지 13시간 넘게 이어졌다. 야당은 이 후보자의 MBC 재직 시절을 문제 삼아 맹공을 이어갔다.
이 후보자는 "MBC 노조에 불리한 여론을 형성하고자 위키트리와 용역 계약을 맺거나, '트로이컷'이라는 임직원 사찰 프로그램을 설치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 후보자가) 사실상 노조를 와해하려는 의도로 2억5000만원을 들여 이 업체와 계약을 맺었다"고 하자, 이 후보자는 당시 MBC 인트라넷(내부망)에 올라온 구내식당 식단을 인쇄한 종이를 보여주며 "오히려 노조가 콩밥·쥐 튀김·조인트·제철 음식 등으로 경영진을 조각조각 씹어 보였다"고 맞섰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 위원장이 "피켓 투쟁하나. 피켓을 들고 코믹하게 위원회의 권위를 무너뜨리는 행동을 한 후보자가 있었나"라며 이 후보자가 손에 든 자료를 내리고 사과하도록 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내용을 설명하려고 자료를 든 것을 금지하고 사과하라는 것은 지나친 요구다"라며 후보자를 겁박하지 말라고 반박했지만, 최 위원장은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이 후보자는 결국 "불쾌하셨다면 사과드린다"고 했다.
MBC 노조에 대해서도 여야와 이 후보자는 팽팽하게 대립했다. 이훈기 의원은 2012년 MBC 노조 파업에 대해 "이 후보자가 파업 과정에서 노조 탄압에 개입했다"고 비판했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계속 답변에서 공정과 중립을 외치던 후보자의 본질은 결국 노조 탄압·여론 조작·법인카드 사적 유용·극우 편향뿐"이라며 "방통위원장이 아니라 범죄위원장이라고 불러야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자는 MBC에 대한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두 번 연속 이어진 방통위 위원장 탄핵 및 사퇴에 대해 "(야당이) 마지막 남은 공영방송 MBC를 지킨다고들 얘기하는데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고, 임기가 닥친 공영방송 이사를 선임하는 건 법에 정해진 절차"라고 했다. 아울러 "방통위가 직접 MBC 보도 방향성에 대해 관여할 방법은 없지만, MBC의 편향성을 시정할 수 있는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사가 선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MBC 파업과 관련해서도 "170일에 걸친 MBC 사상 최장파업에 들어가 일반 기업이었다면 회사가 문을 닫고도 남을 시간이었다"며 "경영진으로서 위기관리를 한 것뿐"이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자는 야당이 추진 중인 이상인 방통위 부위원장 탄핵과 관련해서도 "신중해달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방통위원장 직무대행 탄핵소추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지금 방통위는 위중한 업무들이 당면해있다. 임기가 다 된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시작으로 통신 분야에서는 거의 마무리된 구글 인앱결제 관련(제재), 망 사용료 등 여러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하지만 상임위원회가 가동되지 않는 바람에 의결을 못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야당의 공세에 이 후보자는 청문회 첫날 했던 일부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도 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 24일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글에 '좋아요'를 눌렀다는 황정아 의원의 지적에 "언제부터 우리나라에 이른바 '좋아요' 연좌제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조금 더 손가락 운동에 신경 쓰겠다"고 했다. 황 의원이 이날 손가락 운동 발언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자 이 후보자는 이를 수용했다.
다만 MBC 해직 기자 출신으로 2019년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고(故) 이용마 기자에게 사과하라는 야당 요구에는 "죽음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해고는) 인사위에서 이뤄진 징계이기 때문에"라며 거부했다. 또 관련 질문 중 자신을 향해 '괴벨스'라고 표현한 데 대해서는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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