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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끊이지 않는 학교 폭력

졸업앨범 못 만드는 ‘소규모 초교’ 돕자 팔걷은 대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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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 18일 광주광역시 임곡초 학생들이 전남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들의 재능기부로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전남대학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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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생 수가 적은 소규모 초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번듯한 졸업앨범을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다. 수익성이 낮은 까닭에 앨범 제작에 나서는 업체가 없기 때문이다. 업체를 찾더라도 추가적인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광주지역 대학생들이 이런 소규모 초등학교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어린 학생들의 추억을 지켜주기 위해 팔을 걷었다. 사진 촬영부터 보정과 편집까지 앨범 제작의 거의 전 과정을 대학생들이 각자 재능을 활용해 돕는다.

전남대학교는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 14명이 지역에 있는 소규모 초등학교의 졸업앨범 제작을 지원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대상 초등학교는 졸업 예장자인 6학년 학생 수가 적은 임곡초(6명)와 광주동초(19명), 본량초(10명), 평동초(15명) 등 4곳이다.

광주지역 초등학교는 졸업앨범 비용으로 최대 6만원을 교육청에서 지원받는다. 하지만 이 초등학교들은 학생 수가 적은데 따른 낮은 수익성으로 지난 몇 년 동안 졸업앨범 제작 업체와 계약을 맺지 못했다. 졸업앨범을 갖기 위해선 학생 1인당 최소 2~3만원의 추가 비용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들 초등학교는 담임교사가 틈틈이 찍은 사진으로 졸업앨범을 직접 제작해 오고 있다. 교사의 역량에 따라 앨범의 완성도 차이가 크지만 학생들에게 다른 선택권은 없는 실정이다.

대학생들은 ‘전공 역량을 지역사회와 나눠보자’는 광주시교육청의 제안에 따라 초등학교 졸업앨범을 제작하는 재능기부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사진을 오랜 기간 취미로 하거나 전문적으로 배웠다. 개인과 단체, 학교 활동 사진을 비롯해 보정, 편집 능력까지 갖췄다.

이들은 중앙초와 평동초 2곳을 대상으로 지난해 처음 졸업앨범 제작을 도왔는데 반응이 뜨거워 올해 재능기부 참여 학생과 대상 학교 등 규모를 더 확대해 활동하고 있다. 올해 앨범 촬영은 지난 18일 임곡초를 시작으로 일정에 맞춰 차례대로 진행하고 있다.

제작에 참여한 박경준 학생은 “사진 촬영이나 편집을 배우는 중이어서 완벽하진 않지만 어린 친구들에게 작은 재능이나마 기부할 수 기쁘다”고 말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소규모 학교 학생들이 학창 시절의 추억을 소중하게 간직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양한 협력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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