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해리스·트럼프에 회동 요청
한 팔레스타인 주민이 22일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 대피 중 불을 피우고 있다. 칸유니스=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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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또다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인도주의 구역을 공격, 희생자가 대거 발생했다. 같은 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방미 일정 중 차기 미국 대통령 후보를 모두 만나려 하는 등 신구 권력 줄타기에 나섰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를 공격해 팔레스타인 주민 최소 70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제거하기 위해 칸유니스의 서쪽 해안 알마와시를 중심으로 인도주의 구역 경계를 조정한다며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리기도 했다.
연이은 공습에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피난민들이 이동한 도시는 이미 과포화 상태"라며 "반복되는 폭격과 대피 명령으로 주민들은 제대로 된 구호를 받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앞줄 왼쪽 두 번째) 이스라엘 총리가 16일 예루살렘에서 열린 2014년 가자지구 전쟁 10주년 행사에 참석해 있다. 예루살렘=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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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방문 중인 네타냐후 총리는 미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돌파구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전쟁 장기화로 미국의 지원과 지지가 절실해진 네타냐후 총리가 이번 방미 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의 회동을 각각 요청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AP통신은 "(네타냐후는) 미국 내 정치 격랑 속에서 역대급 줄타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일단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새로운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급부상한 해리스 부통령은 24일 미국 연방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열리는 네타냐후 총리 연설에 불참한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앞서 일부 민주당 의원들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비판하며 연설을 보이콧하겠다고 나섰다. 이에 해리스 부통령이 가자지구 군사 작전의 정당성을 주장할 계획인 네타냐후 총리와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번 전쟁과 관련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조금 더 강경하게 나가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다만 이번 주 내 워싱턴 백악관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별도 회동은 진행하기로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가자지구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휴전 협정과 관련해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방미 첫날 워싱턴에서 열린 인질 가족과의 회담에서 "가자지구 인질들을 송환할 수 있는 조건이 무르익고 있다"며 휴전 협정의 진전을 암시했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도 회동 요청에 아직 확답을 준 것은 아니지만 네타냐후 총리가 그를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중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등 친(親)이스라엘 정책을 펼쳐 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과는 25일 정상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영국 가디언은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가 이끄는 공화당과 해리스로 단결돼 다시 활력을 얻을 수 있는 민주당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면서 줄타기를 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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