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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검찰과 법무부

[단독] 중앙지검 '김 여사 명품백 무혐의' 가닥…檢총장 제동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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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검찰은 지난 20일 김건희 여사를 대통령경호처 부속청사에서 대면 조사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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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를 대통령경호처 부속청사에서 방문 조사한 검찰이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는데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22일 파악됐다. 지난 20일 대면 조사에서 김 여사를 상대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의 구성 요건을 확인하고 관련 진술을 받은 결과 명품백과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 간 관련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명품백을 대가로 한 청탁의 존재 역시 불분명하다는 게 수사팀의 1차적 판단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김승호)·반부패수사2부(부장 최재훈)는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창성동에 위치한 대통령경호처 부속청사에서 김 여사를 12시간 동안 대면 조사했다. 명품백 사건의 경우 김승호 형사1부장이 직접 조사에 나서 김 여사의 진술을 받았고, 이를 앞서 조사한 최 목사의 진술 내용과 대조하며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작업도 벌였다. 최 목사는 지난 5월 두 차례에 걸쳐 검찰에 출석해 김 여사에게 선물한 명품백은 청탁 목적이었다고 진술했다.


김 여사는 명품백 수수 의혹 관련 검찰 조사에서 “최 목사가 ‘선친과 인연이 있다’고 강조해 대화에 응하고 만남을 가졌을 뿐 청탁을 받은 적 없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이는 대통령실 소속 유모 행정관과 조모 행정관이 진술한 내용이기도 하다. 유 행정관은 2022년 6월과 9월 김 여사와 최 목사 간 면담 일정을 조율했고, 최 목사로부터 김창준 전 미 연방하원의원의 국립묘지 안장 요청을 받은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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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31일 검찰에 출석하는 최재영 목사.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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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유 행정관은 지난 3일 검찰 조사에서 김 전 의원의 국립묘지 안장 요청은 김 여사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최 목사와 통일TV 송출 관련한 대화를 나눈 조 행정관은 지난달 19일 검찰 조사에서 “최 목사에게 ‘송출을 재개할 권한도, 방법도 없다’고 답한 것이 전부”라는 취지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명품백 수수 사건은 최재영 목사가 특정한 의도를 갖고 접근해 선물을 제공한 뒤 청탁이 가능한지 시험해 본 사안으로, 대가성이나 직무 관련성을 따지기 전에 청탁 자체가 불분명하다”며 “실체 규명을 위해 여사를 포함해 관련자들의 진술을 확보해 사실관계를 확인했고, 청탁금지법에 배우자 처벌 조항이 없다는 점 역시 고려해야 할 요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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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검찰총장은 22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사건과 관련 "앞으로 남은 수사와 사건 처분에 있어 헌법 원칙이 반드시 실현되도록 제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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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에 대한 대면조사를 끝으로 명품백 사건은 검찰의 최종 처분만 남은 상태지만 ‘총장 패싱’ 논란이 돌발 변수로 떠올랐다. 김 여사 조사 내용을 보고받은 이 총장이 보강 수사를 지시하거나 새롭게 수사의 구체적 방향을 지시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검찰 내부에선 “검찰총장이 원점 재검토 수준으로 사건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고 보강수사든 추가수사든 새로운 지시를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말도 나온다.

이 총장은 22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부인 조사 과정에서 (특혜도 성역도 없다는)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국민과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며 “앞으로 남은 수사와 사건 처분에 있어서 ‘헌법에 모든 국민은 평등하다’라는 헌법 원칙이 반드시 실현되도록 제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이날 이 총장에게 김 여사 진술 내용을 대면 보고했다. 김 여사를 제3의 장소에서 방문 조사한 사실을 사후보고한 데 대해선 “경위와 상관없이 보고가 늦어진 점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에 이 총장은 김 여사를 검찰청사가 아닌 대통령경호처 부속청사에서 조사한 점에 대해 강도 높게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총장의 도이치모터스 수사 지휘권 배제 상태를 고려하더라도 현직 대통령의 부인 소환조사라는 중대 사안을 대검에 조사 일정조차 사전에 보고하지 않은 사실에 대해서도 지적했다고 한다. 이 총장은 이 지검장의 보고 직후 대검 감찰부에 대검 보고 없이 김 여사에 대한 중앙지검의 대면 조사가 이뤄진 경위 등 진상을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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