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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7 (토)

백인 78세男 vs 흑인 60세女… 가장 대조적인 후보간 대결 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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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항마’로 해리스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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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 레이스에서 자진 사퇴하면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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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자진 사퇴하면서 11월로 예정된 미 대선은 카멀라 해리스(60)와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78) 전 대통령의 대결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바이든이 사퇴하며 해리스를 공개 지지했고, 바이든 앞으로 모인 후원금을 승계하기도 부통령 후보로 선거관리위원회에 이미 이름이 등록된 해리스가 가장 쉽다. 민주당 캠프는 바이든 사퇴 직후 당 선거위원회 이름을 ‘해리스를 대통령으로(Harris for President)’로 바로 변경했다.

대선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커진 해리스와 트럼프는 부유한 엘리트 집안 출신 ‘금수저’라는 공통점도 있지만 성별·인종·경력 등에선 선명한 차이가 난다. 두 사람의 비슷한 듯 다른 배경과 성장 과정은 이번 대선의 또 다른 변수로 떠올랐다. 미 서부 캘리포니아의 검사 출신 여성·유색인종 해리스, 부동산 건설업으로 억만장자가 된 동부 뉴욕의 백인 남성 트럼프가 이번 대선의 결정권을 쥔 경합주 표심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이라는 공통점도 있지만 성별·인종·경력 등에선 선명한 차이가 난다. 두 사람의 비슷한 듯 다른 배경과 성장 과정은 이번 대선의 또 다른 변수로 떠올랐다. 미 서부 캘리포니아의 검사 출신 여성·유색인종 해리스, 부동산 건설업으로 억만장자가 된 동부 뉴욕의 백인 남성 트럼프가 이번 대선의 결정권을 쥔 경합주 표심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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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국


캘리포니아 오클랜드가 고향인 해리스는 중남미 섬나라 자메이카 출신인 흑인 부친과 인도 브라만(인도 신분제인 카스트 제도 최고 계급) 가문 출신인 모친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미 명문 스탠퍼드대 경제학과 교수, 어머니는 암을 연구한 과학자로 캐나다 명문 맥길대 교수를 지낸 학자 집안이다. 해리스는 어린 시절 부모가 이혼하고서 어머니와 함께 살며 외가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특히 외조부이자 인도 장관을 지낸 P.V. 고팔란과 가까웠다고 한다. 미국 뉴욕 퀸스가 고향인 트럼프는 독일계 이민 2세 가정의 3남 2녀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아버지 프레드 트럼프는 2차 대전 후 뉴욕에서 아파트 임대업으로 큰돈을 번 건설업자였다.

해리스와 트럼프는 이른바 ‘금수저’ 출신이라는 점에선 비슷하다. 하지만 삶의 경로는 전혀 다르다. 다인종인 해리스는 자신을 ‘흑인이자 아시아인’이라고 소개한다. 흑인으로서 정체성이 강해 흑인 대학인 하워드대에서 정치학·경제학을 전공하고 캘리포니아대 법학대학원을 거쳐 1990년 캘리포니아 앨러미다 카운티의 지방 검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17년 연방 상원의원으로 중앙 정치에 데뷔할 때까지 줄곧 법조인 생활을 이어갔다. 40세 때 흑인계 여성으로 처음 샌프란시스코 지방검사장이 됐고, 2011년엔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으로 선출됐다.

트럼프는 건설 현장에서 자랐다. 아파트 임대업을 하던 아버지의 회사를 1971년 승계하고 건설업에 뛰어들어 성공했다.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을 나와 37세 때인 1983년 뉴욕 맨해튼에 주상복합 건물 ‘트럼프 타워’를 짓는 등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어프렌티스’ 등 방송 프로그램에 나와 화려한 언사로 인기를 끌었고, 이때 연마한 직설적 화법을 정치 무대까지 끌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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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로이터 연합뉴스, 그래픽=김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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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모두 정치 경력은 길지 않다. 해리스는 2017년 캘리포니아주 연방 상원의원이 되면서 정치에 입문했고 2020년 흑인 여성으로 최초로 미 부통령이 됐다.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여성으로서는 첫째, 흑인으로서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이어 둘째가 된다. 트럼프 또한 주지사나 상·하원 의원을 거치지 않은 채 2016년 ‘벼락 스타’처럼 미 대통령 자리를 거머쥔 경우다.

해리스는 유색인종이자 여성이라는 점에서 미국 내 비주류의 지지를 얻기에 유리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21일 “해리스는 흑인 유권자들 사이에서 특히 호감을 얻고 있다”고 했다. 검사 출신으로 언변에 능하다는 점은 말을 더듬어 인지 능력이 도마에 올랐던 바이든과 특히 대조되는 장점이다. 해리스는 상원의원 시절인 2018년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청문회 때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 ‘청문회 스타’로 지명도가 높아졌다.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구호를 내세워 상대방을 몰아세우는 ‘막말’ 트럼프에게 검사 특유의 논리적 반박으로 맞설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트럼프의 가장 큰 약점 중 하나로 꼽히는 지저분한 성추문 등 ‘사법 리스크’를 ‘검사 해리스’가 제대로 공격할 수 있으리란 기대도 나온다.

해리스는 장점만큼이나 한계도 명확하다. 민주당 텃밭인 캘리포니아에서만 검사와 상원의원을 지내 ‘러스트 벨트(제조업 쇠락 지역)’에 집중된 경합주에서는 확장성을 보이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엘리트 코스를 걸어온 검사 출신 여성 정치인에게 러스트 벨트의 백인 남성들이 갖는 태생적 거부감을 넘어서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개인 캐릭터를 활용할 수 있었던 이주자·낙태 등의 이슈에 부통령으로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아직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해리스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는 해리스의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할 인사여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40대 흑인’이었던 오바마가 노련함·연륜을 보완하기 위해 바이든을 부통령으로 지명했고, 백인 노장(老將) 바이든이 유색인종과 여성을 끌어안기 위해 해리스를 지목했듯 해리스는 경합주에 지지 기반이 있는 백인 남성을 부통령으로 선택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이름이 오르내리는 인사로는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 앤디 버시어 켄터키 주지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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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강력한 팬덤을 형성하며 재선에 도전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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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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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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