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당시 부실 대응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22일 오전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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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로 기소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쪽이 선고 전 마지막 재판에서 “다른 사람이 밀어서 발생한 사고”라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검찰은 이 전 서장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22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배성중) 심리로 진행된 결심공판에서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를 받는 이 전 서장에게 징역 7년을, 용산경찰서 송병주 전 112치안종합상황실장과 박인혁 전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3팀장에게 각각 금고 5년과 금고 2년6개월을 구형했다.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를 받는 용산서 정현우 전 여성청소년과장, 최아무개 전 생활안전과 직원에게는 각각 징역 1년6개월과 징역 1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이 전 서장에 대해 “이번 사고를 막을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라며 “관내 치안을 총괄하며 책임지는 용산경찰서장으로서 지역 내 인파 집중에 따른 사고를 예측해 대책을 마련하고 사고 현장에서 인명 피해를 막아야 할 권한과 책임이 있는 지역 경찰의 컨트롤타워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검찰은 “경찰만이 인파가 집중된 상황에서 물리력으로 통제할 강력한 조직과 권한이 있다. 그런데도 이 전 서장은 정보·경비·교통을 활용하거나 범죄단속 경력에 대한 질서유지 지시, 상급기관 지원 요청 등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실효적이거나 실질적인 대책을 전혀 마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참사가 임박해서는 여러 차례 무전을 통해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으나 “적절한 조치는 하지 않고 본인의 과오를 은폐하기 바빴다”고 말했다.
이 전 서장은 유가족이 있는 방청석을 향해 “그날 그 거리에서 국민을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경찰서장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면서도 피고인신문에선 “당시 경찰은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7∼2021년 세워진 핼러윈 데이 치안대책보다 부족한 점이 없고 오히려 ‘역대 최다 경력을 투입했다’는 것이다. 검찰이 “그런데도 사고가 발생한 현장의 인파관리가 전혀 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지” 묻자, 이 전 서장은 “그건 안타깝고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그러자 유가족이 있는 방청석에선 “똑바로 얘기하라”는 등 소란이 일었다.
이날 재판에선 이 전 서장의 변호인이 참사를 ‘방화’에 비유하며 이 전 서장을 ‘소방시설을 관리하는 사람’, 클럽에 줄을 서 있거나 유명인을 보고 몰려든 시민 등을 ‘방화범’과 연결해 유가족이 거세게 반발하기도 했다. 검찰이 “일부 무질서한 시민의 (미필적) 고의로 사망자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주장한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하자, 이 전 서장은 “그런 취지는 아니다. 예기치 못한 요인에 의해 (참사가) 발생했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지난 15일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직원들의 결심공판에 이어, 참사에 있어 용산경찰서 쪽 책임을 따지는 재판도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이 전 서장과 경찰관들의 선고기일은 9월30일이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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