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 대표 선출을 위한 ‘7·23 전당대회’를 이틀 앞둔 21일 나경원 후보는 강원도 춘천 명동거리를 방문했고, 원희룡 후보는 울산 울주군에서 열린 당원협의회 간담회에 참석했다. 같은 날 윤상현 후보는 국회 소통관에서 판세 분석 등 현안과 관련해 취재진을 만났고, 한동훈 후보는 경남 양산시갑 당원협의회를 찾아 연설했다(왼쪽 사진부터). [뉴시스·뉴스1, 사진 나경원·원희룡 후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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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3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당원 선거인단 모바일 투표율(19~20일)이 예상보다 저조한 40.47%로 집계됐다. 김기현 대표 체제가 탄생한 지난해 3·8 전당대회(47.51%) 때보다 7%포인트 낮은 수치다. 21일 자동응답전화(ARS) 투표까지 합산한 ‘3일 차 투표율’도 45.98%로 지난해(53.13%)보다 낮았다. 선거인단 ARS 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전화면접)가 22일까지 진행되는 가운데, 당 안팎에선 낮은 투표율이 미칠 영향을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인지도가 높은 후보들이 대거 출마했는데도 투표율이 하락한 원인으로는 과도한 네거티브 공방이 꼽힌다. 영남권 재선 의원은 “만나는 지역 당원마다 ‘그만 좀 싸워라, 꼴 보기 싫다’고 말한다”며 “민주당이 입법 독주를 하는 중에 우리는 내부 싸움만 벌이는 모습에 화가 나 투표하지 않은 당원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각 캠프 관계자 역시 네거티브 책임은 상대방에게 미루면서도 “당원과 지지자의 실망감이 컸다”고 입을 모았다.
낮은 투표율에 따른 유불리 계산은 캠프별로 달랐다.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 측은 21일 “당심이 크게 흔들려 ‘어대한’(어차피 당 대표는 한동훈) 기류가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당원 상당수가 한 후보 지지층일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였다. 반면에 한 후보 측은 “총선 패배 후 보수 유권자들의 정치 관여도가 저하돼 투표율이 떨어졌을 뿐”이라며 “득표 과반 달성의 흐름엔 영향이 없다”고 전망했다.
후보들은 경선 막판까지 설전을 이어갔다. 원 후보는 21일 울산 당원협의회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의 뿌리가 없는 (사람의) 막연한 인기와 팬덤은 대의원, 당원들의 표로 연결되지 않는다”며 “결선투표로 가면 내가 필승”이라고 말했다. 원 후보는 SNS엔 “‘채 상병 특검’은 받고 ‘한동훈 특검’은 안 받을 방법은 없다”고도 꼬집었다.
나 후보는 페이스북에 “한 후보는 당 대표를 포함, 우리 당에서 책임 있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면 잃어버린 신뢰부터 다시 쌓고 와야 한다”며 “해야 할 일을 해서 지금까지 고초를 겪고 있지만 후회하지 않는 나경원,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투쟁한 동지를 ‘범법자·불공정’으로 만드는 한 후보”라고 적었다.
이에 한 후보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은 채 자신의 SNS를 통해 ARS 투표를 독려하는 데 집중했다. 그러면서 “상대가 인신공격에 집중할 때, 저는 여러분과 함께 미래로 가겠다. 그리고 화합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는 이날 오후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만나 “전당대회 과정의 인신공격과 마타도어(흑색선전)를 모두 잊고 함께 새출발할 것”이라며 “우리가 바뀌어야 하고, 민심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 막판 불거진 2019년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 논란이 누구에게 유리한지에 대해서도 당내 평가는 엇갈렸다. 나·원 후보 측에선 “그 사건으로 기소된 원외 당협위원장까지 똘똘 뭉치게 됐다. 결선으로 가면 자연스럽게 ‘반(反)한동훈’ 연대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반면에 상대적으로 한 후보에게 우호적인 한 의원은 “나 후보는 당시 원내대표로서 ‘제가 다 책임지겠다’고 외치며 패스트트랙 투쟁을 독려해 놓고 이후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선 해당 논란이 책임당원 투표(80%)와 일반국민 여론조사(20%)에 각기 다른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김민정 기자 kim.minjeong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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