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전 의원.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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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을 외치는 길거리 최고위원이 되겠다”
21일 오전 강원도 홍천 종합체육관. 더불어민주당 합동연설회(지역 순회경선)에 나선 정봉주 민주당 최고위원 후보의 연설이 잠시 멈출 때마다 지지자들의 환호성이 이어졌다. 20일 제주에서 19.06%, 인천에서 23.05%를 득표해 1위에 오른 정 후보는 이날도 20.33%를 얻어 선두를 지켰다.
정 후보가 최고위원 후보로 나설 때만 해도 민주당에서는 ‘잘하면 턱걸이할 것’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강성 당원을 업고 선전하면 최고위원 당선권인 4위를 다툴 것이라는 정도였다. 친명계에서도 “예측이 어렵고, 팀플레이가 안 되는 정치인”이라며 거리를 두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주말 이틀간 열린 경선을 모두 1위로 마감하자 당내에서는 이변이라며 놀라워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번 최고위원 선거에서 후보들이 경쟁하듯 내세운 ‘친명 마케팅’을 앞세우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시 대표가 3월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교육연수원 발대식에서 정봉주 전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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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논란은 많았다. 2015년 조계사 여신도를 밀어 넘어뜨려 전치 3주 상해를 입힌 혐의로 70만 원 벌금형을 받았고, 2001년 아내에게 두부 타박상을 입혔다는 혐의로 벌금형 50만원을 선고받은 사실이 언론을 통해 뒤늦게 확인되기도 했다.
정봉주 후보를 지지하는 게시글. 재명이네 마을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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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논란에도 정 후보가 선전하는 데는 이른바 ‘개딸’로 불리는 강성 당원들의 지지가 작용하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그의 도발적이고 거침없는 언행이 강성 지지층을 대리만족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들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1차 전국당원대회 최고위원 예비경선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예비경선에서 13명 후보 중 8명의 최종 후보를 확정했다. 왼쪽부터 전현희, 한준호, 강선우, 정봉주, 김민석, 민형배, 김병주, 이언주 의원. (공동취재)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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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후보의 선전 배경으로는 민주당의 전당대회 시스템도 꼽힌다. 민주당은 8·18 전당대회를 앞두고 권리당원의 투표 반영 비율을 기존 40%에서 56%로 확대했다. 반면 대의원 비율은 30%에서 14%로 줄였다. 현역 의원들의 영향력이 큰 대의원의 비중이 축소된 반면 권리당원의 힘이 세지면서 정 후보가 수혜를 본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내부에서는 “민주당은 중앙당의 컷오프 시스템이 없어 전당대회에서 부적격 후보를 걸러 내기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민주당은 권리당원들의 투표로 예비경선을 치른다. 뇌물, 알선수재, 공금횡령, 정치자금법 위반, 성범죄, 개인 비리 등으로 금고 또는 집행유예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가 아니면 참여가 가능하다. 폭력 전과와 막말 논란에도 정 후보가 생존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정 후보도 20일 인천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당원들 투표가 없었다면 저는 아마 예비 경선에서 컷오프됐을 것이다. 여러분의 뜻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현재 시스템은 당원만 몰려가면 지도부에 입성하는 구조”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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