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상승하던 여당 지지율 답보 상태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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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정치 매몰 중도 확장 포기한 결과 아닌가
한동안 상승세가 이어지던 국민의힘 지지율이 답보 양상이다. 어제 발표된 조사(리얼미터)에선 ‘야권에 의한 정권교체’ 의견이 51.5%로 ‘집권여당의 정권 연장’ 의견(44.5%)을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조사보다 정권교체론은 2.3%포인트 상승했고, 정권연장론은 0.7%포인트 하락했다. 여당의 어떤 후보가 나서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양자 대결에서 상당한 차로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는 다른 조사에서도 비슷하다. 지난 11~13일 한국갤럽 조사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결과를 두고 ‘인용될 것’(59%)이라는 응답이 ‘기각될 것’(32%)이라는 답변을 크게 앞섰다. 지난 10~12일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의 경우 탄핵 인용 찬성이 58%로 전주보다 3%포인트 높아졌고, 탄핵 기각 응답은 38%로 전주 대비 2%포인트 하락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직후 급락했던 국민의힘 지지율은 한동안 상승세를 탔다. 무차별한 탄핵으로 국정의 발목을 잡아 온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의 책임론이 부각되면서 보수층을 결집시켰다. 그러나 이런 흐름이 주춤하는 양상이다. 이 대표는 상속세 완화를 비롯한 ‘우클릭’ 정책으로 변신을 시도하지만, 주 52시간제를 두고 오락가락하는 등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그런데도 국민의힘은 무기력한 모습이다. 국민연금 개혁과 의대 증원 등 시급한 문제 앞에서 집권여당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나선 권성동 원내대표는 야당 대표 비난에 상당 부분을 할애하며 ‘네 탓 공세’에 매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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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면회를 마친 국민의힘 권영세 비대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나경원 의원이 탄 차량이 지난 3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빠져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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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이슈를 놓고서도 우왕좌왕한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어제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비상계엄을 두고 “분명히 잘못된 조치였다”고 평가했다. 그런데 계엄 해제 의결에 대해선 “국회 현장에 있었더라도 표결에는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궁색한 답변이다. 여당 중진들은 계엄 반대 여론이 우세한 상황에서도 서울구치소를 찾아가 윤 대통령을 면회하고 메시지를 옮겼다. 어제는 의원 30여 명이 헌재 앞에서 문형배 헌법재판관 사퇴를 요구해 탄핵 불복 명분을 쌓는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승패는 중도층에서 갈린다. 현재 국민의힘은 중도층에서 민주당에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런 현실을 외면하고 강성 지지층의 눈치를 보며 탄핵 반대에만 매달리니 보수 정치의 입지를 스스로 좁힌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이렇게 가다가는 조기 대선에서 야당에 ‘무난히’ 질 것이라는 전망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선거도 선거지만, 급변하는 국내외 정세 속에서 여당이 여당답게 국정의 중심을 잡지 못한다는 비판을 더욱 통렬하게 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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