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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6 (금)

당국 압박도 무용지물…가파른 가계대출 증가세, 이달에만 3.6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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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증가액의 71%가 '주담대'…당국 현장 점검, 은행 압박 효과↓

아주경제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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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금융당국이 뒤늦은 대처에 나섰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미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넘어섰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 연기가 가계대출 수요를 부추기는 가운데 은행권 가산금리 인상만으로 가계대출 억제는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8일 기준 712조1841억원으로 지난달 말(708조5723억원)보다 3조6118억원 늘었다. 지난 6월에도 한 달 새 5조3415억원 증가하며 2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는 등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현재 가계대출 증가세는 주택담보대출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은 555조9517억원으로 한 달 전 대비 3조7991억원 늘었다. 전체 가계대출 증가액 가운데 71%를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한다.

가계대출이 급증하자 금융당국도 현장 점검에 나섰지만 뒷북 대처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16조1629억원으로 앞서 설정했던 연간 목표치를 6개월 만에 넘어섰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실이 5대 시중은행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목표로 했던 연간 증가액은 12조5000억원이다.

특히 지난달 말 당국이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을 당초 7월에서 9월로 연기한 것이 가계대출 증가세에 기름을 부었다. 스트레스 DSR 확대 시행에 앞서 한도가 축소되기 전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한꺼번에 몰린 탓이다. 가계대출 규제는 완화하면서 시차를 두고 현장 점검은 다시 강화하는 당국의 이중 행보에도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압박에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부랴부랴 올리고 있지만 가계대출 증가세를 잡기에는 역부족이란 점이다.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며 시장금리도 전반적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는 지난 19일 기준 2.840~5.294%를 나타냈다. 지난 5일 2.900~5.370%였던 것과 비교해 상단이 0.076%포인트, 하단이 0.060%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같은 기간 혼합형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3.396%에서 3.345%로 0.051%포인트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이 가산금리를 올려도 시장금리가 더 많이 떨어져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는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김수지 기자 sujiq@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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