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넬 전 대사는 18일(현지시간)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린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주최 브리핑에서 ‘트럼프 2기’ 출범 시 외교 방향에 대해 “누가 그 나라 정상인지는 그(트럼프)에게 중요하지 않으며, 그는 미국을 위해 관여(외교)를 하고, 투쟁한다”며 “우리는 위대한 양자 관계를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업무오찬을 마친 뒤 산책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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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넬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타국의 정권교체를 시도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경우 우리를 위협할 수 있는 지도자라고 할 수 있었다”면서 “(트럼프는) ‘내가 그와 대화하면 어떨까. 그와 관여하면 어떨까’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레넬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중 김정은 위원장과 3차례 만난 데 대해 “김정은을 승인한 것이 아니라 김정은이 이웃을 위협하고 있고, 미국의 이익을 위협하고 있다는 현실 인식에 따른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는 트럼프가 그 사람(김정은)과 관여했다는 사실을 사랑했다”며 “그것이 트럼프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레넬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시 주한미군 및 주한미군 주둔 비용 협상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지에 대해 질문받자 “트럼프가 1기 때 많이 말했듯 (미국의) 안보 지원으로부터 혜택을 공유 받는 나라들은 자기 역할을 하고 부담을 공유해야 한다”며 “그것은 전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리처드 그레넬 전 독일주재 미국 대사가 18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주최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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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발 핵 위협 증대에 대응하기 위해 트럼프 재집권 시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핵 태세 조정이 이뤄질 것이냐는 질문에는 “우리가 1기(2017∼2021년) 때 했던 것에서 더 언급하지 않겠다”며 “핵 태세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 국방부는 트럼프 행정부 2년 차인 2018년 발표한 핵태세검토보고서에서 북한과 이란, 중국에 대한 우려를 강조하면서 전반적으로 러시아의 핵 위협에 대한 강경한 대처 입장을 표명했다.
보고서는 북한에 대해 “미국과 그 동맹들에 대한 명백하고 심각한 위협”으로 규정하면서 “미국과 동맹에 대한 북한의 어떤 공격도 정권의 종말로 귀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기조는 조 바이든 행정부 2년 차인 2022년 발표된 핵태세검토보고서에서도 대체로 유지됐다.
그레넬 전 대사는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對)중국 정책에 대해 “트럼프는 중국에 대해 공정한 경기장에서 경쟁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미국이 과거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허용해가며 추진한 변화 시도는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관여를 조금 시도한 다음 그것이 통했는지 자문하고 다른 것을 시도해야 한다”며 “우리가 (중국과) 해야 할 것은 경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인도와 인도네시아가 그 정책(대중국 경쟁)의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며 “나는 지역(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더 많은 경쟁을 보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그레넬 전 대사는 같은 날 외신 대상 기자회견에서는 트럼프 2기 출범 시 인도태평양 정책의 우선순위가 무엇일지에 대해 질문받자 “집권 1기 때와 정확히 같을 것”이라며 “알다시피 트럼프는 경제 성장을 원하고, 무력충돌은 중단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또 “전 세계 어떤 클럽(회원제 모임)도 자기 책임을 부담하지 않고는 회원이 될 수 없고, 그 시설을 사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진영은 동맹국과의 안보 관련 책임 공유에 대해 “확고한 입장”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레넬 전 대사는 트럼프 집권기인 지난 2018년 5월부터 2020년 6월까지 독일 주재 대사로 재직했고, 정권 후반기에는 국가정보국(DNI) 국장 대행을 맡았다.
밀워키=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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