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반등 노린 환테크 자금 11조원
끝없는 추락에 투자자들 전전긍긍
[왕개미연구소]
17일 오후 6시 원·엔 환율이 전날보다 0.8% 오른 100엔당 881원에 거래되자, 엔테크 투자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100엔당 881원은 최근 한 달 만의 최고치다.
원·엔 환율은 이달 들어 100엔당 851원까지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이어갔다. 엔화는 전세계 3대 통화 중 하나이자 대표적인 안전 자산으로 꼽히지만, 최근 38년래 최저로 가치가 떨어지면서 체면을 구겼다.
‘쌀 때 사서 나중에 오르면 팔아 환차익을 챙기겠다’면서 엔화를 사모았던 엔테크족(族)은 손해가 커져서 전전긍긍이었다. 엔화 가치가 떨어져 평가 손실인 데다 엔화 예금에는 이자가 전혀 붙지 않기 때문이다. 무이자 통장인데도, 지난 6월 말 기준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엔화예금 잔액은 1조2929억엔(약 11조3700억원)에 달한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연주 |
엔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것과 관련, 이날 일본 재무관의 강력한 구두 경고도 나왔다. 일본 재무성의 국제부문 수장인 칸다마사토(神田真人) 재무관은 17일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투기 세력에 의한 과도한 변동이 있다면, 나로서는 적절한 대응을 할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간다 재무관은 외환 시장 변동에는 다양한 요인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가장 큰 요인은 투기 세력”이라고 말했다. 개입 횟수나 빈도에 제한 없이 외환 시장 개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일본의 외환 보유액은 1조2316억달러(약 193조엔)로, 중국(3조2320억달러)에 이어 전세계 2위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연주 |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 주 시장에서 엔화를 매수하고 달러를 매도해 환율 개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외환시장 개입 결정을 재무성이 하고, 재무성이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에 위임해 실행한다. 교도통신은 엔화 가치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최근 약 5조엔(약 43조원) 규모의 자금이 외환시장에 투입됐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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