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경기 고양 소노아레나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서울·경기·인천·강원 합동연설회에서 한동훈(오른쪽부터), 나경원, 윤상현, 원희룡 후보가 기념 촬영을 하고있다. 강정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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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논란은 17일 오전 CBS라디오 4차 방송 토론회에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수사 책임을 둘러싼 공방에서 촉발됐다. 나경원 후보가 이 전 대표 구속영장 기각을 놓고 당시 법무부 장관을 지낸 한동훈 후보의 책임을 추궁하자, 한 후보는 “정치적 중립 의무가 있는 장관이 책임을 느끼라는 말은 몰상식한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이에 나 후보가 “국기문란 사건을 하나도 해결하지 못했다”고 지적하자, 한 후보는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를 부탁한 적 있죠”라고 되물으며 “저는 ‘그럴 수 없다’고 했다. 장관은 구체적인 사안에 개입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 후보가 언급한 패스트트랙 사건은 2019년 4월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지도부가 공수처법과 선거법 개정안 처리를 막는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들과 물리적으로 충돌한 사건이다. 당시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자유한국당 전·현직 의원 23명과 더불어민주당 전·현직 의원 5명이 국회법 위반과 공동폭행 등의 혐의로 각각 기소됐고, 지금도 재판은 진행 중이다.
이날 한 후보의 발언은 종일 정치권을 달궜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이런 청탁은 수사 대상”이라며 “(한 후보가) 당시 불법적 청탁을 받고 왜 신고하지 않았는지도 수사 대상”이라고 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도 “나 후보는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며 “나 후보가 한 후보뿐 아니라 윤석열 정권 검찰 인사들에게 추가 청탁을 한 것은 아닌지 명명백백하게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경기 고양시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서울·경기·인천·강원 합동연설회에서도 공소취소 논란이 쟁점이었다. 나 후보는 연단에 올라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의회 폭주에 온몸으로 저항했고, 그 일로 27명의 의원과 보좌진이 기소당했다”며 “‘의회의 정치적 행위에 사법적 개입이 맞나. 헌정 질서를 바로잡아 달라’는 (저의) 말을 (한 후보가) ‘공소취소 부탁’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보수 가치에 대한 책임감도 연대의식도 없는 당 대표에게 당을 맡길 수 없다”고 한 후보를 직격했다.
원희룡 후보도 비판에 가세했다. 원 후보는 “자기가 옳다는 주장을 하느라 소중한 동지를 야당의 특검 대상으로 던졌다. (그러면서) 한동훈 특검은 절대 못 받겠다고 한다”며 “사법 리스크를 안고 어떻게 당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나”고 말했다.
윤상현·한동훈·나경원·원희룡(왼쪽부터) 당 대표 후보가 17일 경기 고양시 소노아레나에서 열린 서울·경기·인천·강원 합동연설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강정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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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한 후보는 유세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공격 없이 “2027년 지방선거와 2028년 대선, 2028년 총선 모두 승리하겠다”며 “화합하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윤상현 후보는 “총선의 궤멸적 참패 이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반성 않는 모습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한 후보는 이날 연설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나 후보가)법무부 장관이 수사에 관여해야 한다고 잘못 인식해서 사실을 들어서 말했다”며 “그동안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네거티브가 있었다. 그런 점에서 생각해보라”고 설명했다. 나 후보는 이에 “정권 교체 후 한 번 정도 만나서 부당함을 말했다”며 “우리 법무부 장관이었다면 사정 변경으로 공소취소를 10번도 더 해야 했다. 취소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대표 자질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다른 언쟁도 오갔다. 원 후보가 “(한 후보가)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을) 번복하기 위해 (대통령과의 소통을) 피한 것”이라고 하자, 한 후보는 “원 후보는 대통령이 나오라고 해서 출마했나. 늘 ‘뇌피셜’(혼자만의 생각)로 말한다”고 반박했다. 원 후보가 “댓글팀이 사실이라면 실형을 받을 수 있다”고 하자, 한 후보는 “민주당 주장에 동조하는 원 후보에 대해 당심(黨心)이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불리한 건 답을 안 하냐”(나경원), “말장난한다. 너무 가르치려 하지 마시라”(한동훈) 같은 설전도 오갔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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