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 연방법원 재판행
미 연방 검찰이 16일(현지시간) 중앙정보국(CIA) 출신의 영향력 있는 대북 전문가인 수미 테리를 한국 정부를 대리한 혐의로 기소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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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뉴욕 남부 지방검찰은 전 CIA 분석가이자 외교관계위원회 한국 연구 선임 연구원이었던 수미 테리를 수년간 한국 스파이를 도운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이날 공개한 31쪽 분량의 기소장에 따르면 수미 테리는 미 의회 의원들에게 스파이들을 소개하기도 했는데, 검찰은 이를 두고 “늑대를 데려온 것”이라고 표현했다.
검찰에 따르면 수미 테리는 고급 저녁 식사와 명품 핸드백, 연구활동비 등을 받은 대가로 한국 정부를 위해 활동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한국 정부의 대리인으로 활동해오면서 미 법무부에 관련 사실을 신고하지 않아 외국대리인등록법을 위반한 혐의도 적용됐다.
서울 출생으로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주해 미국 국적을 취득한 수미 테리는 뉴욕대에서 정치학으로 학사 학위를, 보스턴 터프츠대에서 국제관계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지난 2021년 4월 16일 미국 워싱턴DC의 한 상점에서 국가정보원 요원이 수미 테리 연구원에게 3450달러 가격의 루이비통 핸드백을 사주기 위해 결제하고 있다. 미국 연방검찰 공소장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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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부터 CIA에서 동아시아 분석가로 근무했고, 2008~2009년에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한국·일본 및 오세아니아 과장을 지냈다. 동아시아 국가정보 담당 부차관보까지 역임했다.
미 검찰은 수미 테리가 CIA에서 퇴직한지 5년 뒤인 2013년부터 최근까지 외교관으로 신분을 등록한 한국 국가정보원 요원과 접촉하기 시작했다고 판단했다.
이 기간 수미 테리는 국정원 간부의 요청으로 전·현직 미 정부 관리와의 만남을 주선하거나 한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글을 기고하는 등 한국정부의 대리인으로서 역할을 했다고 검찰은 주장했다.
검찰은 그 대가로 수미 테리가 2019년 11월 국정원에서 파견된 워싱턴DC 한국대사관의 공사참사관으로부터 2천845달러(392만원) 상당의 돌체앤가바나 명품 코트와 2950달러 상당의(407만원) 보테가 베네타 명품 핸드백을 선물 받은 것에 주목했다.
美검찰이 증거로 제출한 수미 테리와 국정원 간부 저녁식사 장면. 미 뉴욕 남부지검 공소장 사진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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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수미 테리가 며칠 뒤 매장에서 해당 코트를 4100달러(566만원) 상당의 크리스챤 디올 코트로 바꿔 간 사실도 포착했다.
미 검찰은 특히 2020년 8월 국정원 파견 공사참사관 전·후임 2명이 인수인계 차원에서 수미 테리와 함께 뉴욕 맨해튼의 한 그리스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는 사진을 수미 테리가 국정원 간부와 밀착해 한국 정부의 대리인으로 일했다는 정황의 증거 사진으로 첨부하기도 했다.
테리 연구원 측은 관련 혐의사실을 부인했다. 로이터 통신은 테리 연구원의 변호인인 리 월러스키 변호사가 “의혹은 근거가 없고, 독립성을 갖고 수년 간 미국에 봉사해 온 것으로 알려진 학자이자 뉴스 분석가의 업적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한국 정부를 대변해 활동했다는 의혹의 기간 수미 테리는 한국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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