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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7 (화)

방콕 고급 호텔 6명 사망 미스터리… ‘7번째 손님’ 추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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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방서 베트남인 숨진 채 발견
현장에는 흰 가루 묻은 찻잔 등
태국 정부 "관광업 영향 없어야"
한국일보

16일 외국인 6명이 숨진 채 발견된 태국 방콕 중심가의 한 고급 호텔에서 경찰이 외부인 통행을 막고 있다. 방콕=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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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수도 방콕 중심부의 5성급 호텔에서 외국인 6명이 한꺼번에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지 경찰은 독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사라진 일행’ 한 명을 추적하고 있다.

17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30분쯤 방콕 중심가 라차프라송에 위치한 외국계 고급 호텔 스위트룸 안에서 투숙객 6명의 시신이 발견됐다. 36~56세 남녀 각 3명으로, 이들 중 4명은 베트남인, 다른 2명은 베트남계 미국인이었다. 사망자들 사이의 관계는 알려지지 않았다.

호텔 직원들은 이들이 체크아웃 일정을 하루 넘기자 객실을 방문했다가 숨져 있는 것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각기 다른 객실에 머물고 있었지만, 시신은 모두 한 방에 있었다. 5명은 방 안쪽 바닥에, 나머지 한 명은 문 쪽에 각각 쓰러져 있었다. 경찰은 문을 열기 위해 이동하던 중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 당국은 희생자들이 독살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현장에서 발견된 찻잔 6개에는 흰색 가루가 묻어 있었고, 시신들도 입에 거품을 문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들은 15일 오후 1시 53분쯤 룸서비스로 음식을 시켰으나 손도 대지 않은 상태였다고 채널뉴스아시아(CNA)가 보도했다.
한국일보

16일 사망자 6명이 발견된 태국 방콕 고급 호텔 객실에서 수사관들이 발견한 컵 6개. 모두 흰 가루가 묻어 있었다. 태국 경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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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경찰은 “(시신 발견 시점은) 숨진 지 이미 하루가 지났을 때로 추정된다”며 “신체 폭력을 당하거나 몸싸움을 한 흔적이 없고, 강도 피해도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자살 시도 가능성도 낮다고 봤다.

초동 수사 결과, 당초 이 호텔 투숙 예약을 했던 사람은 사망자를 포함해 총 7명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체크인도 하지 않은 ‘일곱 번째 손님’을 유력 용의자로 보고 추적에 나섰다.

수도 한복판에서 벌어진 범죄에 태국 정부는 관광산업이 타격을 입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스레타 타위신 태국 총리는 전날 오후 9시쯤 현장을 직접 찾은 뒤, 기자들에게 “이 사건은 강도나 우발적 폭행이 아니다. 태국의 여행 산업에 영향을 미쳐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 관계 당국에도 “관광객과 시민이 혼란스러워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태국에서는 지난해에도 30대 여성이 청산가리로 13명을 살해한 연쇄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범인은 돈을 노리고 음식에 독극물을 타는 수법으로 살인을 저질렀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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