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농산물 도매가격 동향/그래픽=윤선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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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호우로 농축산물 피해가 커지면서 '밥상 물가'가 들썩인다. 장마가 끝나더라도 폭염과 태풍이 번갈아 찾아올 가능성이 큰 데다 9월에는 추석 연휴까지 앞두고 있어 진정세를 보이던 물가의 불안감이 커진다.
1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청상추 4kg 도매가격은 5만7720원으로 7월 상순(2만8357원)에 비해 2배 이상 뛰었다. 6월 중순(1만7886원)과 비교하면 3배 넘게 오른 가격이다.
깻잎(100속) 도매가격은 2만3540원으로 7월 상순(1만4245원)보다 65.3% 상승했다.
같은 기간 오이(다다기·100개) 도매가격은 4만9093원에서 7만5831원으로 54.5% 올랐다. 애호박(20개) 도매가격도 이 기간 1만3351원에서 1만9395원으로 45.3% 뛰었다.
장마철 집중호우 영향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상추의 경우 7월 서울 가락시장 반입량의 과반을 차지하는 충남 논산과 전북 익산 등에서 대규모 침수가 발생해 가락시장 출하량이 급감했다. 실제 지난 12일 기준 논산의 전체 상추 재배면적 726㏊(헥타아르)의 6.9%에 해당하는 50㏊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익산에서도 상추 재배면적 18.1%인 50㏊가 피해를 받았다.
깻잎도 마찬가지다. 7월 가락시장 공급량의 과반을 차지하는 충남 금산 지역의 침수 피해 영향이 컸다. 금산 전체 깻잎 재배면적의 8.7%인 100㏊가 침수 피해 지역이다.
정부는 당분간 상추, 깻잎 등 일부 농산물의 공급 감소로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공급량 부족이 장기화하진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상추의 경우 재배농가가 보통 소유면적을 3등분해 △재배 △수확 △정식(모종을 밭에 심는 작업) 준비 형태로 구분 운영하고 있어 작물이 없었던 밭은 즉시 재정식 후 20일 뒤면 수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깻잎은 경남 밀양 등 피해가 없는 지역에서 출하량이 증가하고 재파종 후 30일이면 수확이 가능하단 설명이다.
그렇다고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장마 뒤에 찾아올 폭염과 태풍 가능성, 9월 추석 연휴까지 농축산물 가격을 끌어올릴 수요·공급 요인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3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내려온 상황이지만 물가 수준 자체가 높다는 점도 정부 고민을 깊게 하는 요인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글로벌금융학회 주최로 열린 심포지엄 강연에서 "지수는 괜찮아지는데 (실제 체감하는) 먹거리 물가는 나쁘다고 한다"며 "그 (원인) 중 하나가 구조적 문제에 있으며 할당관세를 낮출 필요가 있고 유통구조를 혁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빠른 호우 피해 복구 및 공급 확대, 할인 지원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우선 재해보험 손해평가를 조속히 완료해 피해 지역 작물 철거 및 토양소독 후 바로 재파종할 수 있도록 정책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또 이번 호우로 피해가 거의 발생하지 않은 여름배추와 무의 경우 재배면적 감소로 가격이 상승세인 점을 고려해 배추 2만3000톤, 무 5000톤의 정부 가용물량을 시장 상황을 봐가며 공급할 예정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여름철은 집중호우, 고온 등 계절적 특성으로 소비자 체감도가 높은 채소류 가격 진폭이 커지는 특성이 있지만 총력 대응을 통해 체감물가를 안정화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라며 "기후변화에 대응한 농식품 수급안정 체계 구축,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식품원료 시장의 다변화 등 구조적 개선 노력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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