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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2 (목)

사직 시한 넘겼지만 돌아온 전공의 거의 없었다… 출구없는 의정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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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1만명 무더기 사직 불가피

일괄 사직처리 두고 의료계 내부 반발

헤럴드경제

정부가 제시한 전공의들의 사직 처리 마감 시한인 15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 전공의 복귀를 촉구하는 인쇄물이 붙어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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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정부가 올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제시한 전공의 사직 처리 시한이 지났지만 전공의들 대부분은 복귀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공의 1만명의 무더기 사직이 불가피해지면서 당분간 의료공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가 마감 시한으로 제시한 전날까지 수련병원에 복귀 또는 사직 의사를 밝힌 전공의들은 극소수다.

앞서 정부는 올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인원을 확정하기 위해 전날까지 각 수련병원에 전공의들의 사직 처리를 완료하고 결원 규모를 파악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같은 정부 요청에 따라 각 수련병원은 전공의들을 상대로 사직 또는 복귀 의사 확인에 나섰지만, 전공의들은 무응답으로 일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복지부 집계 결과, 지난 12일 기준으로 수련병원 211곳 전공의 1만 3756명 중 1111명(8.1%)만 출근하고 있다. 출근하지 않은 전공의 대부분이 사직 처리될 경우 약 1만명 이상의 대량 사직이 발생할 수 있다.

사직한 전공의들은 정부가 제시한 올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응시할 가능성도 낮다. 정부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응시하는 사직 전공의에게 ‘수련 도중 사직 시 1년 내 동일 연차·과목 복귀 불가’ 규정에서 제외하는 특례를 적용해 복귀를 독려하고 있다. 정부가 전공의들의 사직 처리 시한을 늦추지 않은 것도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일정을 무리 없이 진행하기 위한 것이다.

올해 9월부터 수련을 시작하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일정은 오는 22일부터 시작된다. ‘내외산소(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로 불리는 필수의료 과목에만 한정하던 예년과는 달리, 결원이 생긴 모든 과목을 대상으로 모집이 이뤄진다. 다만 전공의들의 분위기상 하반기 모집도 파행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수련병원이 복귀 또는 사직에 관한 의사를 뚜렷하게 밝히지 않은 전공의들을 ‘일괄 사직’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두고도 내부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수련병원은 전공의들에게 마감 시한까지 사직 또는 복귀에 대한 뚜렷한 의사를 표시하지 않을 경우 ‘복귀 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해 사직 처리될 수 있다고 알렸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의료계에선 ‘과도한 조치’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 40개 의대 수련병원 교수 대표는 “개별 전공의의 복귀·사직 여부에 대한 응답을 받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사직 처리를 하는 것은 현 사태를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의대 교수들을 중심으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며 일각에선 과연 일괄 사직 처리를 할 수 있느냐에 대한 의구심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yk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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