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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1 (목)

내년 최저임금 1만30원...37년만에 1만원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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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제11차 전원회의...새벽2시30분께 표결
공익위원 심의촉진구간 1만~1만290원 제시
1만30원 사용자案 14표, 1만120원 근로자案 9표
민주노총 “촉진구간 수용 못한다” 표결 불참


매일경제

12일 새벽 최저임금위원회가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1차 전원회의를 열고 이날 오전 2시30분께 내년도 최저임금을 1만30원으로 결정했다. 이날 사용자위원이 제시한 1만30원이 14표를 받아 최저임금 심의안으로 결정됐다. [사진=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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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최저임금이 1만30원으로 결정됐다. 올해 최저임금 9860원보다 170원(1.7%) 오른 수준이다. 최저임금이 1만원 돌파했다는 상징성을 갖는 동시에 이미 한계사항에 놓인 영세 자영업자 등의 인건비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12일 오전 2시30분 최저임금위원회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1차 전원회의에서 표결을 통해 내년도 최저임금을 1만30원으로 결정했다. 이에 앞서 공익위원들은 최저임금 심의촉진구간으로 1만원~1만290원을 제시했고 이에 사용자위원은 1만30원을, 근로자위원은 1만120원을 제시했다. 두 안을 두고 투표한 결과 사용자위원안은 14표, 근로자위원안은 9표를 얻었다. 근로자위원 9명 중 4명을 차지하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측은 심의촉진구간을 수용하지 못한다며 퇴장해 표결에 불참했다. 이미선 근로자위원(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퇴장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물가 상승률이나 (실질)최저임금이 2년째 하락됐다는 점이 반영되지 않은채 심의촉진구간이 제시된 데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용자위원안이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안으로 최종 결정됐다. 최저임금위는 이를 고용노동부에 제출하고 고용부는 이의제기 기간 등을 거친 뒤 내달 5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을 최종 확정하게 된다.

앞서 최저임금위는 지난 11일 오후 3시에 제10차 전원회의를 열고 2~4차 노사 수정안을 제출받았다. 사용자위원은 △2차 9900원(0.4% 인상) △3차 9920원(0.6% 인상) △4차 9940원(0.8% 인상)을 제시했다. 근로자위원은 △2차 1만1150원(13.1% 인상) △ 3차 1만1000원(11.6% 인상) △4차 1만840원(9.9% 인상)을 제시했다.

최저임금위는 이날 오후 11시30분경 제10차 전원회의를 산회 한 뒤 자정을 넘겨 12일 오전 1시 제11차 전원회의를 개의했다. 제11차 전원회의가 열리자마자 공익위원은 최저임금 심의 촉진구간으로 1만원~1만290원을 제시했다. 이 즉시 정회를 한 뒤 노사 양측은 논의를 거쳐 오전 1시 속개된 회의에서 각자 최종 안을 제출했다.

이에 따라 내년도 최저임금은 지난 1988년 첫 시행 이후 처음으로 37년만에 1만원대를 돌파하게 됐다. 그간 노동계는 1만원 이상의 최저임금 실현을 요구해왔고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임기 내 최저임금 1만원 실현을 내걸기도 했다. 문재인정부 집권 초기인 2017년 최저임금위는 2018년도 최저임금을 전년도보다 16.4%(1060원)를 올렸다. 이처럼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결과 2017년 6470원이었던 최저임금은 2022년 9160원으로 5년간 41.5%가 올랐다. 그러나 문재인정부도 대선공약인 임기 내 최저임금 1만원을 달성하지는 못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경영난 등 부작용이 컸기 때문이다.

윤석열정부 들어 최저임금은 2023년 5.0%(460), 올해 2.5%(240)원 올랐다. 올해 새로 위촉된 최저임금위 근로자, 사용자, 공익위원들은 지난 5월 21일 제1차 전원회의를 연 이후 법정 심의기한(6월 27일)을 넘긴 이달 2일 제7차 전원회의에서 업종별 구분적용 여부를 표결로 부결시켰다. 표결 과정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측의 의사 방해 행위에 반발해 지난 4일 제8차 전원회의에는 사용자위원이 불참하며 파행을 겪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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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2시30분께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으로 참여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측이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기자실 앞에서 최저임금 심의촉진구간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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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수준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진 것은 지난 9일 제9차 전원회의에서 노사 최초제시안을 제출하고 부터다. 사용자위원은 동결(9860원)을, 근로자위원은 1만2600원으로 제시했지만 당일 사용자위원은 10원 올린 9870원을, 근로자위원은 1400원 내린 1만1200원을 제시해 격차를 다소 줄였다. 법정 심의시한을 넘긴 점을 감안해 공익위원들은 제10차 전원회의는 ‘밤샘 논의’를 하기로 계획하고 이를 시행했다. 2021년에 2022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도 올해 논의처럼 최저임금 노사 최초요구안이 제시된 지 3회차 만에 최저임금이 결정된 바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오른 1만30원으로 결정되면서 한계 사업장들의 경영난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명로 사용자위원(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제10차 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최저임금이 고율로 인상된다면 한계 상황에 처한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은 살아남기 위해 먼저 고용은 유지하되 근로시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그래도 어려우면 노사 합의로 최저임금 미만액을 지급하려 할 것”이라며 “더 어려운 기업은 고용 직원을 감축해 키오스크 등으로 대체하려 할 것이고 마지막 선택은 폐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근로자 측은 물가상승 등을 이유로 대폭 인상 요구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했다. 류기섭 근로자위원(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은 지난 11일 모두발언에서 “복수의 가구구성원으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최저임금 노동자 가구 생계비는 현재 최저임금 수준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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