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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세계 속의 북한

“김정은 손잡은 푸틴, 전혀 예상못했다”...부랴부랴 인태 동맹국 찾아나선 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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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공동성명 발표

“북러 협력 중대한 전환점”
각국 정상 동맹결속 다져

“中, 러의 결정적 조력자”
중국은 나토에 즉각 반발

한일 정상 “긴밀히 공조”


매일경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윌러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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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돕는 ‘결정적인 조력자(decisive enabler)’다. 중국 지원으로 러시아가 이웃과 유럽·대서양 안보에 끼치는 위협이 증가했다.”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이 서방 진영을 긴장시켰다. 러시아의 ‘서진(西進)’만 경계하고 있다가 예상치 못한 ‘동진(東進·아시아 공략) 전략’에 당황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은 앞다퉈 인도·태평양 안보동맹국을 찾아 나섰다. 75주년 ‘워싱턴 선언’에도 북한과 중국, 러시아에 대한 경계조항들을 대거 포함시켰다.

미국 워싱턴DC에서 회의를 진행 중인 나토 정상들은 10일(현지시간)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다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위반하는 북한의 (대러시아) 포탄과 탄도미사일 수출을 강력히 규탄한다.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 심화를 큰 우려를 하고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상들은 북한과 이란이 탄약과 무인기(UAV) 등 직접적인 군사적 지원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이런 행위가 “유럽·대서양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국제 비확산 체제를 약화한다”고 규탄했다.

아울러 미국이 추진하는 대(對) 중국 포위망에 나토 정상들도 동참했다. 정상들은 중국의 야망과 강압적인 정책이 계속해서 나토의 이익과 안보, 가치에 도전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압박을 위해 나토 회원국 대부분이 속한 유럽연합(EU)과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파트너 국가(IP4)와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상들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상황) 전개가 유럽·대서양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며 “유럽·대서양 안보에 대한 아시아·태평양 파트너들의 계속되는 기여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나토 퍼블릭 포럼에서 “IP4 국가들과 방위산업 협력 및 군사훈련을 함께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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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정상회의가 개최된 미국 워싱턴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네덜란드 정상회담에서 딕 스호프 네덜란드 총리와 기념 촬영하기 위해 나토 배경 현수막 앞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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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는 나토가 아시아태평양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시아태평양 동맹국들이 일제히 러시아나 중국 등 문제에 있어 한 목소리를 낼 경우 미국 대통령은 관련 약속과 파트너십에서 이탈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나토가 중국을 향해 적대적인 목소리를 높이자, 중국은 크게 반발했다. 주 EU 중국 대표단은 11일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올려 “나토의 ‘워싱턴 정상회의 선언’은 냉전적 사고방식과 호전적 언사로 가득하고 중국 관련 내용은 도발·거짓말·선동·먹칠로 가득 차 있다”며 “우리는 이에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하고 이미 나토에 엄정한 교섭을 제출(외교 경로를 통해 항의)했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같은 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군사비를 늘리고, 중국 위협을 부추기는 것이 나토의 세 가지 생명선”이라며 “나토는 이를 통해 미국과 고도의 전략적 밀착을 유지하고, 미국이 다른 나라를 압박하고 통제하고 억압하는 도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러 관계 심화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 고조 등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핵우산) 보장을 전적으로 약속한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그동안 한국에 대한 핵우산 제공(확장억제)과 한국의 독자 핵무장은 양립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캠벨 부장관의 이번 발언은 한국의 독자 핵무장을 지지하지 않음을 우회적으로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석열 대통령도 나토 정상회의에서 활발한 정상외교를 펼쳤다. 이날 아침 워싱턴 DC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오전부터 독일을 시작으로 캐나다·네덜란드·스웨덴·체코·핀란드·일본 등 정상과 20~30분간 차례로 만났다. 각국 정상들은 북한과 러시아가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 체결을 통해 군사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데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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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한 호텔에 마련된 한국 기자단 프레스센터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정상회의 일정 참석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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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상들은 러시아와 북한의 불법 군사협력이 한반도를 넘어 인·태와 유럽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한다는 공통 인식하에 핵심 가치를 공유하고 규범 기반 국제질서를 수호하고자 하는 국가들 간의 연대를 강화하면서 단호히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우리나라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 이후 2개월 만에 다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이런 점을 강조했다.

모두발언에서 윤 대통령은 북러 조약에 대해 “동아시아는 물론이거니와 글로벌 안보에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우리 양국이 3년 연속 IP4의 일원으로서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그 전략적 함의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 러·북의 밀착은 한미일의 캠프 데이비드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이었는지 보여주고 있다”며 “한일 양국이 나토 회원국들과 긴밀히 공조하면서 결코 북대서양의 안보와 동북아의 안보가 서로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우방국들과의 단합된 대응으로 확인시켜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5월 서울에서 뵀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다시 뵐 수 있게 되어 아주 반갑다”며 “오늘날의 국제 정세를 고려할 때 우리 양 정상이 견고한 신뢰 관계와 전략적인 문제 인식에 공유하면서 이렇게 긴밀히 논의·공조하는 것은 뜻깊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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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와 함께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공식 환영 만찬 리셉션에 참석해 발코니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우리나라는 일단 나토와 정보 공유부터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에 북한의 어떤 흔적이 있는지, 나토가 궁금해하는 대한민국이 가진 북한 역내 안보 정보 이런 것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며 “나토 정보보안실이 생산하는 내용을 미국을 통해서 우리가 즉각 공유받고 또 우리도 필요한 내용을 미국을 통해 나토에 전달하는 체제를 지금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가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해 다른 국가 정상들과 함께 우의를 다졌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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