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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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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야디의 반격'... 튀르키예 공장 건설로 EU 관세망 '구멍' 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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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야디-튀르키예, 전기차 15만 대 생산 공장 협약
EU와 관세 동맹 맺은 튀르키예 통해 관세망 회피
한국일보

왕촨푸(오른쪽) 중국 비야디 회장과 메흐메트 파티흐 카즈르(왼쪽) 튀르키예 산업기술부 장관이 8일 이스탄불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전기차 생산 공장 건설 협약에 서명하고 있다. 이스탄불=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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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유럽연합(EU)의 전기차 관세 부과 조치 반격에 나섰다. 중국 전기차 1위 업체인 비야디(BYD)가 대(對)유럽 자동차 수출 교두보인 튀르키예에 전기차 생산 공장을 건설해 EU 관세망을 우회 돌파한 것이다.

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왕촨푸 비야디 회장은 이날 튀르키예 수도 이스탄불에서 메흐메트 파티흐 카즈르 튀르키예 산업기술부 장관과 10억 달러(약 1조3,800억 원) 규모의 전기차 생산 공장 건설 협약에 서명했다. 비야디는 이 공장에 연간 15만 대의 전기·하이브리드차 생산이 가능한 설비를 갖추는 동시에 연구·개발(R&D) 센터도 짓기로 했다. 2026년 말쯤 공장이 가동에 들어가면 약 5,000명 규모의 고용 효과가 날 것으로 튀르키예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이번 협약 체결은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지 불과 사흘 만에 이뤄졌다. EU집행위원회는 5일부터 기존 10% 관세에 더해 비야디에는 17.4%, 지리에는 19.9%, 상하이자동차에는 37.6%의 상계 관세를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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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오토쇼에서 관람객들이 비야디(BYD) 부스에서 자동차를 바라보고 있다. 베이징=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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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는 EU회원국은 아니지만, 최근 대(對)유럽 자동차 수출의 교두보로 떠오른 곳이다. EU와 관세 동맹을 맺고 있어 추가 관세 없이 수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도요타, 르노, 포드 등 해외 기업이 합작 투자를 통해 튀르키예에서 자동차를 대량생산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튀르키예 공장을 통해 EU의 고율 관세망에 구멍을 내겠다는 게 비야디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BYD는 이날 성명에서 "대체 에너지 차량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유럽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비야디는 EU의 무역 장벽을 돌파하기 위해 현재 헝가리에도 공장을 짓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EU의 고율관세 부과에 대응해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EU에 대한 보복 움직임을 정부 차원에서도 구체화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EU의 중국산 전기차 관세 부과 당일 EU산 브랜디에 대한 반덤핑 관련 청문회를 18일 개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한 유럽산 돼지고기와 유제품 반덤핑 조사를 위한 절차도 개시한 상태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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