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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佛총선 좌파연합 승리…'극우 돌풍' 막았지만 정국 시계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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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7석 중 182석 1위…범여권 168석 2위, 극우RN은 3당
역대 최연소 총리 아탈, '與 과반확보 실패 책임' 사의 표명
절대강자 없는 의회, 마크롱 조기 총선 승부수 절반의 성공

머니투데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발 모습만)가 7일 르 투케 투표소의 기표소안에서 (조기) 총선 2차 투표를 하고 있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의회 선거에서 집권 르네상스당이 극우 국민연합(RN)에 밀리자 의회 해산, 조기총선이라는 초강수를 뽑아 들었다. 하지만 조기총선 1차 투표에서 RN에 또 뒤쳐진 마크롱 대통령은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2차 마지막 투표에서 극적인 반전이 필요하다. 2024.07.07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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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한 최악의 경우는 막았지만 올림픽을 눈앞에 두고 꺼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조기 총선 '승부수'는 실패에 가까웠다. '극우 돌풍'을 일으킨 국민연합(RN)은 총선 결과 예상 밖으로 의회 내 3위 정당에 머물렀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총선 2차 결선투표 결과 마크롱 대통령이 이끈 르네상스당 연합 '앙상블'(ENS)은 전체 하원 의석 577석 중 168석으로 2당에 그쳤다. 역대 최연소 총리로 올 초 화려하게 등장했던 가브리엘 아탈 총리는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데 대해 책임을 지겠다면서 사의를 표했다. 다만 프랑스가 오는 26일 파리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있어 필요한 상황에서 직무는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총선 결선 결과 의회 1당은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 182석)이 차지했다. 최소 과반 289석에는 크게 못 미쳤다. 1차 투표에서 33% 득표율로 1위에 오르며 최종 1당이 예상됐던 극우 성향 RN은 143석으로 3당을 기록했다. 다만 이전보다는 55석 늘렸다.

판세가 뒤집힌 데에는 좌파 연합과 범여권에서 RN 후보의 당선 저지를 위해 대대적인 후보 단일화를 이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르몽드에 따르면 2차 투표에 출마할 예정이었던 후보 중 218명이 사퇴했다. 아탈 총리는 결선 투표를 앞둔 지난 5일 한 인터뷰에서 "현재 위험은 극우파가 다수당이 되는 것으로 이는 재앙이 될 것"이라며 투표를 독려하기도 했다.

선거가 '극우 대 반극우 진영' 구도가 되면서 인종 차별, 혐오 확산 등을 우려해 극우의 집권만은 막아야 한다는 반대 시위까지 열리는 등 투표 열기가 상승해 총선 투표율은 67.1%(잠정치)로 1981년 이후 4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총선 결과 여당이 패배하고 과반 세력도 나오지 않으면서 프랑스의 정치 혼란이 예상된다. AFP는 "정치적 혼란이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선거 결과에 따라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하지만 각 진영 간 입장 차이가 커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면서 "마크롱 대통령은 극좌와는 함께 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4개 정당이 뭉친 좌파 연합 내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마크롱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은 NFP에 국가 운영을 요청할 의무가 있다"며 "좌파 연합은 집권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정부 운영에 나설 뜻을 밝혔다. 3위가 된 RN의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는 결과에 유감을 표했다. 특히 결선투표 직전 이뤄진 선거연대와 관련 "불예스러운 동맹이 프랑스를 극좌의 품에 던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좌파연합에 의회 주도권을 내준 마크롱의 국정 운영은 어려워질 전망이다. 좌파연합 NFP는 마크롱이 펼친 중도 우파 성향의 개혁정책에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대표적으로 부유세 강화, 법인세 확대 및 마크롱의 연금 개혁 폐지 등을 주장해왔다. 때문에 좌파연합의 제동으로 임기가 3년 남은 마크롱이 일찌감치 레임덕에 몰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정당이 돌풍을 일으키자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 카드를 꺼냈다. 이번에 RN이 3위에 그치면서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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