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임성근 골프 모임’ 수사 착수…관계자 소환

‘순직 해병 조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임성근 전 해병1사단장의 ‘골프 모임 의혹’과 관련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8일 전해졌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지난달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관련 입법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있다./뉴스1

이 의혹은 임 전 사단장이 해병대 출신 인물들로 구성된 골프 모임에 참여하며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의 당사자와 인연을 맺었고, 이 인연을 바탕으로 순직 해병대원 사건과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 직권남용 등 혐의를 받던 자신의 구명을 로비했다는 것이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공수처는 최근 임 전 사단장과 골프 모임을 논의한 변호사 A씨를 소환해 해당 모임이 결성된 계기, 임 전 사단장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관련자인 이모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와의 관계 등을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공수처에 출석해 이 대표와 해병대 고위직 등이 함께 촬영한 사진 등을 증거자료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도이치모터스 2차 주가조작 사건의 ‘컨트롤타워’로 지목된 인물이라고 한다.

지난달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순직 해병 특검법’ 청문회 당시 이 의혹이 처음 제기된 바 있다. 이날 청문회에 출석한 임 전 사단장은 “이 대표를 아느냐”는 야당 측 질문에 “모른다”고 답했다. 그는 “한 번도 골프를 친 적도 없고, 이 대표는 전혀 모른다”고 답했었다.

한편, 순직 해병 사건의 초동 조사를 맡았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측의 법률 대리를 맡고 있는 김정민 변호사는 경찰이 이날 임 전 사단장에 대해 불송치로 결론 내린 것을 두고 “공수처 수사와는 전혀 무관하다”며 “오히려 해병1사단 7여단장이 송치된 것이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조사 결과가 맞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그는 “채수근 상병 순직 당시 7여단장이 임 전 사단장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며 “7여단장 송치 당시 적용된 혐의는 모두 임 전 사단장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고 했다.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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