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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트럼프 안보보좌관이 말하는 '트럼프 2기 외교' [PA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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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6월 27일에 열렸던 바이든-트럼프의 미 대선 첫 TV토론에서 바이든 후보가 '참패'했다는 평가가 나온 상황에서 미국 안팎으로 바이든 후보의 사퇴 여론이 뜨겁습니다. 바이든 자신의 완주 의지가 흘러나오기도 하고 민주당의 유력 의원들까지 후보사퇴를 요청하기 시작했습니다. 바이든이 완주하든 사퇴하든 트럼프에게는 유리한 국면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재집권 가능성이 일층 증가한 상황에서 PADO는 트럼프 백악관의 마지막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로버트 C 오브라이언이 기고한 '트럼프 외교' 해설(포린어페어스 2024년 7/8월호)을 소개합니다. 오브라이언 전 안보보좌관은 무엇보다 바이든의 외교가 초점을 제대로 못 맞춘채 행동보다는 워싱턴 엘리트들의 레토릭에 사로잡혀 있어서 수많은 혼란을 야기했다고 정면 비판하면서 트럼프는 많은 오해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핵심 문제에 정확히 초점을 맞추고 말보다는 행동을 중시한다고 트럼프 외교를 옹호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브라이언은 바이든 외교가 중국과 이란을 정조준하지 못하고 있다며 비판합니다. 트럼프 백악관의 안보보좌관 출신답게 트럼프의 외교정책을 잘 옹호하고 있습니다만, 우리로서는 이 긴 기고문을 통해 그가 수많은 문제를 짚어가면서도 유독 한국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것이 영 마음에 걸립니다. 트럼프 외교 2.0에서 한반도, 즉 북한과 한국에 대한 정책은 어떤 것인지 불안과 기대가 교차합니다. 물론 미국이 그 어떤 한반도정책을 펼치더라도 우리는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합니다. 동시에 수많은 시나리오를 준비해둬야 할 것입니다. 미국 대선이 4개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트럼프 행정부에서 마지막 안보보좌관을 역임한 로버트 C 오브라이언. /사진=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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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비스 파켐, 파라 벨룸'(si vis pacaem, para bellum)은 4세기에 등장한 라틴어 표현으로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에 대비하라"는 뜻이다. 이 개념의 기원은 2세기 로마 황제 하드리아누스로 더욱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데, 그는 "힘을 통한 평화, 그것이 실패할 땐 위협을 통한 평화"라는 외교 공식을 처음 이야기 한 걸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도 이를 잘 이해했다. 그는 1793년 의회에서 "우리가 번영의 가장 강력한 수단 중 하나인 평화를 확보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항상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세상에 알려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 생각은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의 유명한 표현인 "말은 부드럽게 하면서도 큰 몽둥이를 들고 다녀라"에도 반영돼 있다. 그리고 대통령 후보 시절 로널드 레이건은 "힘을 통한 평화"를 달성하겠다고 약속하면서 하드리아누스의 말을 직접 빌렸고, 나중에 그 약속을 이행했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시대를 끝내고 이 '힘을 통한 평화' 정신을 다시 백악관으로 가져왔다. 오바마는 이른바 미국 외교정책의 죄악들에 대해 사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고 미국 군대의 힘을 약화시켰다. 이러한 시대는 트럼프가 취임하면서 끝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9월 유엔 총회에서 "미국은 피스메이커(평화조성자)로서의 운명을 완수하고 있으며, 그 평화는 바로 힘을 통한 평화"라고 선언했다.

트럼프는 피스메이커였다. 트럼프에 대한 잘못된 묘사로 인해 가려져 있지만, 실제 기록을 살펴보면 트럼프는 피스메이커였다는 사실이 명백히 드러난다. 트럼프 행정부 마지막 16개월 동안 미국은 아브라함협정을 촉진하여 이스라엘과 중동의 이웃 국가 세 곳과 수단에 평화를 가져왔고, 세르비아와 코소보는 미국이 중재한 경제관계 정상화에 동의했으며, 미국은 이집트와 주요 걸프지역 국가들을 압박해 카타르와의 갈등을 해결하고 이 나라에 대한 봉쇄를 끝내도록 했고, 미국은 탈레반과 협약을 체결해 트럼프 행정부 마지막 해에는 아프간에서 미군이 전투 중 사망하는 일이 전혀 없도록 했다.

트럼프는 새로운 전쟁과 끝없는 대테러 작전을 피하기로 결심했고, 지미 카터 대통령 이후 새로운 전쟁에 참전하거나 기존 분쟁을 확대하지 않은 최초의 대통령이 됐다. 트럼프는 또한 IS(이슬람국가)를 쓸어버려 조직된 군사세력으로 힘을 잃도록 만들고 지도자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를 제거함으로써 미국의 드문 승리와 함께 하나의 전쟁을 끝냈다.

그러나 카터 대통령 임기 때와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 아래서 미국의 적들은 평화에 대한 미국인들의 선호를 악용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 기간 동안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더이상 공격을 하지 않았고, 이란은 감히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하지 않았으며, 북한은 미국이 외교적 노력과 군사적 무력시위를 동시에 진행함에 따라 핵무기 실험을 중단했다. 그리고 트럼프 재임 기간 동안 중국은 공격적인 태도는 유지했지만, 트럼프의 레드라인 수호 의지를 분명히 의식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2017년 자국민에게 화학무기를 사용한 시리아 알아사드 정권에 대해 미국이 제한적이지만 효과적인 공습을 명령했을 때 중국 지도부는 미국의 레드라인을 의식해 행동을 자제했다.

트럼프는 워싱턴의 주류 외교정책가들의 이익을 위해 '트럼프 독트린'을 공표하거나 한 적이 없다. 그는 도그마 보다는 자신의 본능을 따랐고 최근 수십 년간 지배해온 국제주의적 정통 외교 교리보다 더 뿌리 깊은 미국의 오랜 전통적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 우선' 주의는 '미국 홀로' 주의가 아니다"라는 말은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이 자주 반복하는 말이며,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트럼프는 성공적인 외교 정책을 위해서는 우호적인 다른 나라들의 정부, 국민과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트럼프가 어떤 국가, 어떤 그룹과 힘을 합치는 것이 좋을지 재검토해봤다고 해서 비판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그가 순전히 외교를 원칙 없이 거래로만 생각한다든지 동맹 자체에 적대적인 고립주의자인 것은 아니다. 나토(NATO)와 일본, 이스라엘, 아랍 걸프 국가들과의 협력은 트럼프가 대통령이었을 때 모두 군사적으로 강화됐다.

트럼프의 외교정책과 무역정책은 1990년대 초부터 2017년까지 실행된 신자유주의 국제주의, 이른바 글로벌리즘의 단점에 대한 반작용으로 이해해야 정확하다. 많은 미국 유권자들과 마찬가지로 트럼프도 "자유무역"이 실제로는 전혀 자유무역이 아니었으며 많은 경우 외국정부가 높은 관세, 무역 장벽, 지적 재산권 도용을 통해 미국의 경제 및 안보 이익을 해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또한 막대한 군사비 지출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국가 안보 기구들은 1991년 걸프전 이후 이라크, 리비아, 시리아 등 여러 곳에서 눈에 띄는 실패를 겪으면서 승리를 거둔 적이 거의 없었다.

(계속)


PADO 웹사이트(https://www.pado.kr)에서 해당 기사의 전문을 읽을 수 있습니다. 국제시사·문예 매거진 PADO는 통찰과 깊이가 담긴 롱리드(long read) 스토리와 문예 작품으로 우리 사회의 창조적 기풍을 자극하고, 급변하는 세상의 조망을 돕는 작은 선물이 되고자 합니다.



김동규 PADO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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