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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김병환號 금융위, 가상자산 정책 바뀌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등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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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김병환 신임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4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서 지명 소감을 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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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이 4일 신임 금융위원장 후보로 지명되면서 가상자산 관련 정책에서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과 가상자산에 대한 증권성 판단, 국내 거래소 시장 개방 여부 등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김 후보자는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행정고시 합격 후 공직 생활의 대부분을 기재부에서 보냈다.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을 지낸 후 지난해 8월부터 기재부 1차관으로 일해왔다.

정통 관료 출신인 김 후보자는 가상자산 시장과는 이렇다 할 접점이 없었다. 그러나 그가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으로 일하던 시절 테라·루나 폭락 사태와 김남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코인 대량 보유·매매 파문 등 가상자산 시장과 관련해 큰 이슈가 많았다. 이 때문에 금융위원장 취임을 앞두고 김 후보자가 가상자산 정책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두고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김 후보자는 1971년생으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경우 역대 최연소 금융위원장이 된다. 현재 금융위를 이끌고 있는 김주현 위원장은 1958년생이다. 김 위원장에 비해 나이가 훨씬 젊다는 점도 김 후보자가 취임 후 가상자산에 더 적극적인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의 이유로 꼽힌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우선 김 후보자가 금융위원장으로 취임한 후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 지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1월 비트코인 현물 ETF의 상장을 승인했지만, 국내에서는 발행과 매매가 금지돼 있다.

금융위는 현행 자본시장법에서 ETF의 기초자산에 가상자산이 들어가 있지 않다는 점을 들어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치권과 금융투자업계 등에서는 금융위가 가상자산을 두고 규제에 중점을 둔 정책 기조를 갖고 있어 지금껏 비트코인 현물 ETF의 승인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지적이 많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경우 지난달 미국 출장길에서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을 만나 비트코인 현물 ETF의 승인 배경에 대한 의견을 듣고, 하반기 중 공론화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김 후보자가 금융위원장 취임 후 이 원장과 비슷한 입장을 보일 경우 국내에서도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위가 특정 가상자산들의 증권성 판단을 시작할지에 대해서도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미국 SEC는 이미 리플을 비롯한 여러 종의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에 대해 증권성 판단을 내린 상태다. 지난 2022년 루나 폭락 사태가 발생한 후 SEC는 일찌감치 이 코인을 증권으로 규정해 주범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에 대한 처벌의 근거를 만들기도 했다. 반면 금융위는 지난해 2월 증권형 토큰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지만, 지금껏 어떤 코인에 대해서도 증권성 여부에 대한 판단을 내린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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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등에서 금융위원회의 정책 기조가 바뀔 지 주목하고 있다. 사진은 25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의 가상화폐 시세 전광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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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가상자산 사업자의 국내 시장 진출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일 지도 업계가 관심을 두는 사안 중 하나로 꼽힌다. 금융위는 해외 업체들에 가상자산사업자(VASP) 승인을 내주지 않는 방식으로 국내 진출을 규제해 왔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사업자인 바이낸스는 지난해 2월 국내 5위 거래소인 고팍스의 지분을 인수했지만, 1년이 훨씬 지난 지금껏 금융위가 VASP 변경 승인을 내주지 않아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다른 대형 글로벌 거래소인 크립토닷컴의 경우 지난 4월 국내에서 코인 거래 애플리케이션(앱)을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금융위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자금 세탁 위험 등을 이유로 긴급 조사에 나서면서 계획이 좌초됐다.

금융위가 해외 사업자의 국내 진출을 강하게 규제하면서 불법 송금이나 자금 세탁 등의 위험은 줄었지만, 소수의 국내 사업자가 시장을 독점하는 등 부작용도 많았다. 현재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업계 1, 2위 거래소 사업자인 업비트와 빗썸이 95%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김 후보자가 취임한 이후에도 당분간 금융위의 가상자산 정책에서 많은 변화가 생길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가계부채 문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등 당면한 과제가 많아, 김 후보자가 취임 직후부터 가상자산 분야까지 집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진상훈 기자(caesar8199@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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